석산 Lycoris radiata/ Red magic lily
한밭수목원에도 석산이 많이 피었습니다.
소나무 숲 사이에 가득 석산이 피었지만
저는 조금 떨어진 숲 속에
몇 그루가 모여 핀 꽃들이 마음에 들어
이 아이들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석산으로 유명한 선운사나 불갑사의 사진들은
대체로 소나무 숲 사이에
붉은 융단처럼 깔린 장관의 모습이지만
저는 꽃들의 표정을 사진에 담고 싶어
늘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습니다.
멀리서 무리 지어 핀 꽃들을 보면
가을의 화려한 파티장 같은 꽃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긴 속눈썹을 치켜뜨고
붉은 리본으로 장식한
매혹적인 여인의 모습 같기도 하고,
잎 없이 피어
어딘지 허전하고 외로워
한 맺힌 춤을 추는 무희 같기도 합니다.
이 가을
붉은 꽃무릇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를
발길 멈추고 마주 앉아
가만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꽃무릇/ 김해진
잎 없이 피어도
외로워하지 않고
흔적 없이 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
세상에 뿌리는
억장 무너지는
너의 사랑 이야기
발길 멈추고
듣다가
읽다가
내 심장도 노을로 타오른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https://500px.com/photo/1102170676/feelings-of-autumn-12-by-yong-ki-park
#가을_느낌 #석산 #꽃무릇 #한밭수목원 #가까이에서_들여다보기 #2024년_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