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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Oct 15. 2024

가을 느낌-12

석산 Lycoris radiata/ Red magic lily


한밭수목원에도 석산이 많이 피었습니다. 

소나무 숲 사이에 가득 석산이 피었지만

저는 조금 떨어진 숲 속에 

몇 그루가 모여 핀 꽃들이 마음에 들어

이 아이들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석산으로 유명한 선운사나 불갑사의 사진들은

대체로 소나무 숲 사이에 

붉은 융단처럼 깔린 장관의 모습이지만

저는 꽃들의 표정을 사진에 담고 싶어

늘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습니다. 


멀리서 무리 지어 핀 꽃들을 보면

가을의 화려한 파티장 같은 꽃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긴 속눈썹을 치켜뜨고

붉은 리본으로 장식한

매혹적인 여인의 모습 같기도 하고,

잎 없이 피어

어딘지 허전하고 외로워

한 맺힌 춤을 추는 무희 같기도 합니다.


이 가을

붉은 꽃무릇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를

발길 멈추고 마주 앉아

가만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꽃무릇/ 김해진


잎 없이 피어도

외로워하지 않고

흔적 없이 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

세상에 뿌리는

억장 무너지는

너의 사랑 이야기

발길 멈추고

듣다가

읽다가

내 심장도 노을로 타오른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https://500px.com/photo/1102170676/feelings-of-autumn-12-by-yong-ki-park


#가을_느낌 #석산 #꽃무릇 #한밭수목원 #가까이에서_들여다보기 #2024년_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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