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 Lycoris radiata/ Red magic lily
여름이 떠나갈 때
다가오는 가을을
느긋이 느끼고 싶었습니다.
여름과 가을이 며칠간 실랑이를 벌이는 가 했더니
갑자기 가을로 풍덩 삐져 들고 말았습니다.
단풍은 아직 제 빛이 들지 않았지만
날씨는 벌써 늦가을로 달려가
무언가 쓸쓸한 느낌이 듭니다.
한창 곱던 꽃무릇도 이제는 지고
애틋한 붉은 사연만 남겨놓았습니다.
내년에도 이 꽃을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기약만 남겨놓았습니다.
꽃무릇/ 박언숙
그대 숨소리가 지척에서 들렸어요
내 발길은 그 얼마나 바빴는지
아직 길은 하염없이 남았다 그랬지요
분명 길은 그대에게 가는 길인데
나 꽃 핀 자리가 약속한 그 자리 맞나요
혼자 걷는 길이 외롭고 아득하니
속히 뒤따라 나서라는 당부도 들었지요
어디쯤에서 소리쳐 불러도 봤네요
그대 숨소리는 지척에서 듣고 있는데요
평생 못 지킬 우리의 약속
파도가 바위 무릎 베고 누워볼 날 염원하듯
그대 푸른 잎에 기대어 꽃 한번 피워 봤으면
나 그대에게 가는 길 아직도 몰라
붉은 울음 무더기무더기 세워둡니다
젖은 눈물자리에서 오도가도 못 합니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2486785/feelings-of-autumn-16-by-yong-ki-park
#가을_느낌 #석산 #꽃무릇 #알_없는_기약 #202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