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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Sep 18. 2020

쉼, 제주-11


태풍이 지나간 늦여름 아침 하늘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흰 구름 사이로 드러나는

가을빛 하늘은

이제 여름의 끝자락에 와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하루도

어느새 저녁을 맞고

서쪽 하늘은 이제 노을로 물들어갑니다.


아쉽게도 석양은 구름 속으로 숨어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는 없었지만

때로는 아쉬움도 아름다움이라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주에서의 마지막 석양을 바라보았습니다.


여름 바다도 어느새

가을빛으로 물드는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

여름바다에서 가을을 본다/ 김귀녀



피서객들이 술렁이던 여름

먼 바다 수평선에 떠있는 가을을 본다

가을은, 남실남실 물결 따라 온다

검푸른 파도를 타고 하얗게 밀려온다

모래밭에 심겨진 발자국들을 지워내며

지나간 날의 맑은 추억들이 수초를 타고온다

40년 전, 손등을 두들기며 모래성 쌓아올리던 푸른 기억

하얀 파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가면

어쩔 줄 몰라 두 손 두 발로

동동거리던 어린 소녀가

지금은 중년이 되어

아침 이슬 그리운

가을로 간다.


*


#쉼 #제주도 #아침하늘과바다 #저녁녘 #소노캄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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