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되는 가을날-1

꿩의비름 Hylotelephium erythrostictum

by 박용기


가을의 정원에는

꿩의비름꽃이 곱게 피었습니다.

보통 군락으로 화려하게 피지만

이렇게 혼자서 피어난 꽃은

지금까지 사진에 담았던

어떤 꿩의비름꽃보다 아름답습니다.


이런 아름다움을 담는 일은

시 한 편을 사진에 담는 일과도 같습니다.

작은 꽃송이 하나하나는

주옥같은 시어가 됩니다.


무한히 깊고 많은 이야기들이

그 속에 가득 담겨 있는 것만 같습니다.





11월/ 홍해리


난초꽃이 피었다

지고

대숲의 바람소리 성글어졌다

작별 인사는 짧게 하자

언제

혼자 아닌 적이 있었던가

은행잎 노랗게 슬리는

저녁녘

가지도 말고

머물지도 말라고

세상 다 품고 갈 듯이

집 떠난 바람이 카랑카랑 울고 있다

귀가 환하다

작별 인사는 하지 말자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3302919/a-poem-of-autumn-1-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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