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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24. 2020

Poetic autumn-19

벌레 먹은 나뭇잎

Poetic autumn-19, 벌레 먹은 나뭇잎


가을 숲 속에서 만난
벌레 먹은 나뭇잎


벌레 먹은 가을 잎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은

베풂을 아는 사람이라고

이생진 시인은 말한다.


어떤 나비의 애벌레에게

자신을 내어 주어

아름다운 나비가 태어나게 했으니

어찌 아름답지 않을까?


상처 없이 자신만을 곱게 물들인

가을 잎도 아름답지만,

자신의 살을 내어주어

생명을 자라게 한

벌레 먹은 나뭇잎은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한 성자.


이 가을

내 삶을 돌아보라 하며

나를 부끄럽게 만든

숲 속의 성자

벌레 먹은 가을 잎 하나를 만났다.




벌레 먹은 나뭇잎/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 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poetic_autumn #벌레_먹은_나뭇잎 #가을잎 #한밭수목원 #2020년 #사진 #감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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