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 여행 -2

반 고흐의 흔적이 남아있는 아를(Arles)

by 박용기


오전에는 마르세이유에서 제일 높은 언덕에 위치한 노트르담 성당을 방문하였다.
성당에 오르니 지중해를 품고 있는 마르세이유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마르세이유


아주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실내를 가지고 있는 성당은 소위 기도발이 잘 듣는다고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전 교황이었던 바오로 2세가 여기를 다녀간 후 교황이 되었다고 한다.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나도 앉아 잠시 기도를 드렸다. 같은 하나님을 믿으니 통하리라는 믿음으로. 물론 교황이 되게 해 달라는 기도는 아니었다.^^


성당에서 내려와 유람선을 타고 항구에서 멀지 않은 지중해를 돌아보았다. 정말 이름 그대로 육지 가운데 있는 바다여서인지 호수처럼 파도가 잔잔했으며 바다 빛이 아름답고 맑았다.



고흐의 발자취가 남은 아를


점심을 먹은 후 아를(Arles)로 출발하였다. 버스 안에서 잠깐 잠이 든 사이 버스는 아를로 접어들었다. 아를에 들어서자 가이드는 돈 맥클린의 Starry starry night으로 시작하는 Vincent를 들려준다. 아를은 빈센트 반 고흐의 발자취가 깊게 남아있는 고장이기 때문이다.


고흐는 1888년 2월 20일 아를에 도착하여, 15개월을 머물렀지만, 프로방스의 강렬한 햇볕과 아름다운 여인들, 강한 술을 마시며 쾌활한 남쪽 사람들에 빠졌다.


그는 이곳에 머물며, <아를의 공원 입구>, <해바라기>, <밤의 카페테라스>, <아를의 도개교>, <정신병원의 정원> 등 전 생애의 작품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300여 점을 그렸다고 한다.


고갱도 고흐의 편지를 받고, 함께 그림을 그리기 위하여 이곳에 왔는데 둘은 사이가 나빠졌다. 그 여파로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른 곳도 바로 아를이었다.


그 후 정신병이 심각해지면서, 1889년 ‘생 헤미 Saint-Remy de Provence’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게 되는데 원장의 배려로 계속 작업을 하여 53주간 머물면서 143점의 유화 작품을 남겼다.


아를에는 곳곳에 그의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이 많으며 그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게 바닥에 표시가 되어있기도 하였다. 아를의 공원에는 그의 얼굴 부조가 있는 작은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그가 1888년 9월에 그린 유명한 <밤의 카페테라스>의 배경이 되었던 카페는 지금도 노란색을 칠한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비제의 관현악곡 <아를르의 여인>의 배경도 바로 이곳 아를이다. 알퐁스 도테의 희곡에 들어갈 극 중 음악을 비제가 1872년에 작곡한 것이다. 고흐가 이곳에 오기 10여 년 전의 일이다.




로마의 흔적도 남아있는 곳


하지만 아를은 고흐가 이곳에 오기 훨씬 전부터 ‘율리우스 카에사르’에 의해 번성하던 곳이었다. BC 46년 ‘론 강’ 가에 세워진 ‘아를’은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 Augustus’에 의해 개발이 진행되었으며, 4세기 무렵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이 곳에 머무르며 ‘골 Gaules’ 지역의 ‘작은 로마’로 불릴 정도로 정치적 중심지로 자리 잡고 또한 무역의 중심지로 떠올랐던 곳이다.


그래서 로마에 있던 원형경기장, 반원형 극장, 대형 대중목욕탕 등의 축소판이 다 아를에 건축되었으며 지금도 그 유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로마를 가보지 못 한 나로서는 로마의 콜로세움의 규모를 이 유물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로마의 원형경기장은 5만 명을 수용하고, 아를의 원형경기장은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다고 한다.


이러한 원형 경기장이나 공연장을 아레나(Arena)라고도 부르는데, 어원을 보면 좀 끔찍한 피의 역사를 느끼게 한다. 왜냐하면 라틴어 '아레나'(harena)는 원래 모래라는 뜻으로, 검투사들이 싸우면서 흘리는 피를 흡수하기 좋도록 모래를 깔아놓는 데에서 지금의 뜻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화려한 과거의 역사와 그 후 예술가들의 예술혼이 배어있는 이곳을 비교적 여유 있는 산책으로 둘러볼 수 있어 참 좋았다.


저녁에 호텔에 들어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빈센트의 별밤을 생각하면서. 내일은 레보드 프로방스와 아비뇽이 나를 기다린다.^^


아를에서 만난 꽃들


낯선 곳에서 만나는 낯선 꽃들은 나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선물한다.



2018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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