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다가온 봄-13

자주광대나물 Lamium purpureum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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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이면 풀밭에서

무슨 보물을 찾듯

찾는 것이 있습니다.


얼마 전 아내와 탄천변을 산책하면서

'여기 어딘가 피어있을 텐데' 하다가 발견한 꽃

자주광대나물과 광대나물꽃입니다.


분류상 이 아이들은 '잡초'입니다.

사람들이 키우지 않아도

때만 되면 돋아나

부지런히 꽃을 피우고

씨를 퍼뜨리는 아이들입니다.


꽃이 광대나물과 닮았고

꽃이 필 때 잎이 자주색을 띠어서

자주광대나물이라고 불립니다.


자주광대나물(Lamium purpureum)은

유라시아 지역이 원산지인

꿀풀과의 한해살이풀입니다.


밭이나 과수원, 길가, 개울둑, 잔디밭 등

풀밭 어디서나 흔하게 자라지만

그래도 우리 동네에선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조금 더 시골스러운 풀밭이어야 하나 봅니다.


광대나물처럼

어린순은 샐러드로 하거나

데쳐서 나물로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 꽃에 관한 시는 없습니다.

하지만 정희성 시인의

'민지의 꽃'은 이런 잡초꽃들에 관한 시입니다.


잡초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아름다운 꽃이 되는 봄입니다.



민지의 꽃/ 정희성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기슭

덜렁 집 한 채 짓고 살러 들어간 제자를 찾아갔다

거기서 만들고 거기서 키웠다는

다섯 살 배기 딸 민지

민지가 아침 일찍 눈 비비고 일어나

저보다 큰 물뿌리개를 나한테 들리고

질경이 나싱개 토끼풀 억새……

이런 풀들에게 물을 주며

잘 잤니,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게 뭔데 거기다 물을 주니?

꽃이야, 하고 민지가 대답했다

그건 잡초야, 라고 말하려던 내 입이 다물어졌다

내 말은 때가 묻어

천지와 귀신을 감동시키지 못하는데

꽃이야, 하는 그 애의 말 한마디가

풀잎의 풋풋한 잠을 흔들어 깨우는 것이었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11623232/spring-that-came-to-me-13-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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