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_1 비겔란 조각공원 Vigelandsanlegget
생전 처음 가게 된 노르웨이.
노르웨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올랐던 단어들은
바이킹, 피오르(fjord)와 그리그,
그리고 비틀스의 노래 노르웨이숲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노르웨이의 또 다른 단어들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첫 도시 오슬로.
그리고 처음 방문하게 된 곳은
비겔란 조각공원이었습니다.
비겔란 조각공원은
프로그네르 공원(Frogner Park) 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32만 ㎡의 별도의 넓은 공간에
노르웨이의 조각가 구스타프 비겔란(Gustav Vigeland, 1869–1943)의
조각작품 200 여 점이 전시되어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작가의 조각공원입니다.
비겔란은 노르웨이의 대표적 조각가로,
인간의 삶, 사랑, 갈등, 죽음, 순환을 주제로
인간의 본질을 형상화한 작품을 남겼습니다.
1921년, 오슬로 시와 협약을 맺어
평생 작업실을 제공받는 대신,
자신의 모든 작품을 도시에 기증하기로 함으로써
이런 조각 공원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공원은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구역은
초입에 위치한 약 100 m 길이의 다리(브리지 Bridge) 구역입니다.
양옆에 58개의 청동 조각이 배치되어 있는데,
인간의 유년기에서 노년기까지의 삶을 주제로
다양한 모습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분노한 아이’(Sinnataggen)라는 작품입니다.
울면서 발을 구르는 어린 소년 조각으로,
공원의 상징적인 작품입니다.
두 번째 구간은 분수(Fountain)입니다.
여섯 명의 거인이
거대한 대야를 받치고 있는
청동 조각입니다.
주변에는 인간의 삶과 시간이
흘러가는 과정을 상징하는
20개의 조각군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삶의 순환, 세대의 흐름을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세 번째 구간은
분수를 지나 36 m 길이의 계단 위에
36개의 화강암 조각군이 있고
중심에 높이 14. 12 m의 긴 탑이 있는
모놀리트(Monolitten, The Monolith) 구역입니다.
공원의 모든 길이 결국 이 조각 앞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곧 인간 삶의 여정이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곳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모놀리트는 한 덩어리의 거대한 화강암(Granite)으로
121명의 인체가 서로 얽히고설켜 하늘로 치솟는 모습입니다.
모놀리트라는 이름은
“하나의 돌”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탄생, 성장, 죽음, 초월까지의
영적 여정을 담고 있는 이 모놀리트를
비겔란은 “이것이 나의 종교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모놀리트에서 저만큼 떨어져
가장 뒤에 위치한 마지막 구역에는
생명의 바퀴(The Wheel of Life)라는 조각이 있습니다.
저는 좀 피곤해서
직접 이 조각 앞까지 가지 않고
모롤리트 끝에서
카메라의 줌으로 당겨
사진만 찍었지만,
네 사람이 원형으로 서로 연결된 조각으로
인간 존재의 영원한 순환, 삶의 무한성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유럽서어나무(European Hornbeams)로 보이는
키 큰 나무들이 양쪽으로 울창하게 늘어선
공원의 초엽에서 멀리 보이는 모놀리트도
아름다웠습니다.
그곳은 벌써 가을이지만
다리를 건너 분수까지 가는 길에는
철 늦은 장미가 아직도 피어 있고,
분홍빛의 라바테라(Lavatera)꽃도
아름답게 피어있었습니다.
단순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조각들이 아니라
삶의 여러 모습과
그 안에 숨겨져 있는 희로애락의 여러 감정들을
디테일하게 표현한 조각들을 보며,
비겔란이라는 작가는
노르웨이를 넘어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마주해야 할 것은, 시대를 초월한 인간들, 몸도 마음도 가리지 않은 순수한 존재들이다.”
- 구스타프 비겔란
"What we are supposed to see are timeless humans, naked in body and mind"
- Gustav Vig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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