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_3 뭉크 미술관 MUNCH
오슬로에서 세 번째로 방문한 곳은
오슬로(Oslo), 빌링엔(Bjørvika) 지역
오페라하우스 인근,
오슬로 피오르드 해안가에 자리하고 있는
뭉크 미술관 (MUNCH)이었습니다.
절규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뭉크라는 화가는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그가 노르웨이 사람인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1863~1944)는
1863년 12월 12일,
노르웨이 로텐(Løten)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판화가로,
표현주의의 선구자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작품은 불안, 고독, 질투, 죽음 같은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을 강렬하게 표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뭉크의 예술은 그의 삶에서 겪은
고통과 경험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뭉크의 삶은 불행한 사건들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어릴 때 어머니와 누이가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고,
이는 그의 작품 전반에 죽음에 대한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게 됩니다.
아버지 또한 종교적이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이었으며,
이는 뭉크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고통은
그로 하여금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현실을 그리는 것을 넘어,
내면의 감정을 시각화하는 데
몰두하게 만들었습니다.
뭉크는 사랑했던 여인들에게도
여러 번의 배신을 당하고 결별하게 되어
많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그의 작품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결국 평생 가정을 꾸리지 않아
자녀도 없었습니다.
정식 미술 교육은 제한적이었지만,
오슬로(당시 크리스티아니아(Kristiania)의
보헤미안 예술가·작가 그룹 및
국외 여행을 통해
인상주의, 상징주의, 포스트인상주의 등의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뭉크의 작품은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구분됩니다.
뭉크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색채와 형태를 과장하고 왜곡했습니다.
죽음, 질병, 사랑, 절망 같은 주제가
그의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그는 특정 사물이나 풍경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감정적인 메시지를 더욱 강조했습니다.
뭉크 미술관의 정식 명칭은
MUNCH 또는 Munch Museum입니다.
새 건물은 2021년 10월에 개관했습니다.
13층으로 약 60미터 높이의 탑(tower) 형태이며,
위로 갈수록 살짝 기울어진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옥외 외부 마감은 재활용 알루미늄 패널과
부분적으로 반투명한 소재를 사용하여
빛과 날씨에 따라
외관이 달라지는 효과를 준다고 합니다.
내부는 크게 두 영역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작품 보존을 위한 정적인(static) 공간,
또 하나는 도시 풍경 및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투명하고 열린 공간입니다.
박물관에는
뭉크가 생전에 소유했던 작품들이 오슬로 시에 기증되어
약 26,000여 점의 미술 작품들
(회화·판화·드로잉·사진 등)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그의 잘 알려진 작품 대부분이
이 미술관에 소장되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그중 제가 보았던 대표적인 그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절규》 (The Scream, 1893):
이 작품은 공포와 불안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는 인물을 통해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뭉크는 이 그림에 대해
"자연으로부터 거대한 무한의 절규를 들었다"라고 묘사했습니다.
《병든 아이》 (The Sick Child, 1885~86):
폐결핵으로 죽어가는 누이 소피를 그린 작품으로,
어린 시절의 비극적인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작품은 뭉크에게 예술가로서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각 작품을 터치 하시면
조금 더 큰 사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마돈나》 (Madonna, 1894):
신성함과 에로티시즘이 공존하는 복잡한 작품입니다.
뭉크는 성모 마리아를 기존의 성스러운 이미지와는 다른,
관능적이면서도 불안한 모습으로 표현했습니다.
작품에 영감을 준 실제 모델은
그의 친구인 다그니 율(Dagny Juel)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다그니 율은 베를린에서 활동하던 예술가들의 뮤즈였으며,
뭉크와 깊은 관계를 맺었던 여성이었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Starry Night, 1893):
뭉크는 노르웨이 오슬로 남쪽의 작은 해변 마을
오스고르드스트란(Åsgårdstrand)에서 여름을 자주 보냈습니다.
이곳은 그에게 사랑, 젊음, 휴식의 공간이었으며,
연인과의 추억이 서린 장소였습니다.
바닷가에서 바라본 오슬로 피오르의
여름밤 풍경이 바로 이 그림의 배경입니다.
뭉크는 인생의 근본적인 주제인
사랑, 불안, 죽음, 영원성을
하나의 큰 연작 속에서 다루었는데,
이를〈생명의 프리즈(Frieze of Life)라고 불렀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는 이 연작 가운데서,
사랑과 영원성을 자연의 밤 풍경에 빗대어 표현한 작품입니다.
'별이 빛나는 밤' 하면 고흐를 떠올리게 하는데,
반 고흐의 별밤은 내면의 폭풍과 초월적 갈망을
하늘의 소용돌이로 표현한 작품인 반면,
뭉크의 별밤은 사랑과 상실, 존재의 애잔함을
고요한 바닷가의 풍경 속에 담은 작품이라고 말합니다.
《태양》(The sun, 1911):
이 작품은 뭉크가 1911년 오슬로 대학교 강당을 위해 제작한
대형 벽화 중 하나입니다.
그의 예술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불안과 죽음, 고통을 주로 다루던 뭉크의 초기 작품들과 달리,
희망과 생명력, 그리고 계몽을 상징하는
밝고 강렬한 작품입니다.
이 강당 벽화는 원본 그대로 그곳에 고정 설치되어 있어서,
뭉크 미술관(MUNCH)에는 원본이 아니라
습작(모형, 준비 드로잉, 축소판) 들이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자료에 의하면, 오슬로대학교 강당에 있는 원본 벽화는
약 7.8 m × 4.5 m이고,
뭉크 미술관 소장본은 약 1.6 m × 2 m 정도의
습작·축소판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제가 본 크기는 원본 크기처럼 보였습니다.
그 밖에도 사춘기(Puberty), 판화로 제작된 <절규> 등 정말 많은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한 작가의 거의 모든 작품을
한 장소에서 감상하는 일은 흔하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 흔하지 않은 일을
멋지게 만들어놓은
오슬로의 뭉크 미술관은
노르웨이가 정말 자랑스럽게 여기기에
충분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세히 몰랐던 뭉크라는 화가의
삶의 흔적과 정신세계를
잠시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자연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영혼 속의 내면의 그림을 포함한다.
- 에드바르 뭉크
“Nature is not only all that is visible to the eye...
it also includes the inner pictures of the soul.”
- Edvard M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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