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떠나는 여행-10

헬싱키-2 암석교회, 대성당 주변, 중앙도서관

by 박용기

다음으로 간 곳은 암석교회.

헬싱키의 대표적인 명소로 알려진 곳입니다.

정식 명칭은 템펠리아우키오 교회(Temppeliaukion kirkko),

영어로는 Rock Church입니다.


Temppeliaukio_Church_1.jpg 암석교회 외관, 사진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Temppeliaukio_Church


건축가 티모(Timo)와

투오모 수오말라이넨(Tuomo Suomalainen) 형제가 설계하여

1969년에 완공된 건축물입니다.


이 자리에 교회를 지으려는 계획은

1930년대부터 시작되었지만

처음 국제 설계 공모전이 있은 후

2차 세계대전 발발로 중단되었습니다.


그 후 1960년대 초

다시 시작된 공모전에서도

결과물이 번번이 불만족스러워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1961년에 다시 열린 설계 공모전에서

티모와 투오모 수오말라이넨 형제의

파격적인 설계안이

최종적으로 채택되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암석을 폭파하여

교회를 짓는 방식에 대해

시민들의 반대가 컸습니다.

일부 비평가들은

교회의 외관이 벙커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기존 설계안은 전통적 교회 건축(첨탑과 웅장한 입면) 위주였지만,

이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하늘은 하나님께서 지으셨으니,

우리는 땅 속에서 신앙의 공간을 찾겠다.”

이 철학에 따라 바위를 직접 파내

자연을 성전의 일부로 삼았습니다.


많은 반대와 비판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시공이 완료된 후,

내부를 직접 경험한 사람들은

압도적인 경건함과 고요함에 감동했고,

반대 여론은 점차 사라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헬싱키의

대표적인 명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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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와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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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서 본 천정과 파이프오르간이 있는 내부



자연 그대로의 화강암 암반을 깎아 만든 독특한 구조로

외부에서는 단순한 원형의 콘크리트 돔처럼 보이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웅장한 암반 벽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구리판을 감아 만든 원형 돔 지붕(직경 약 24m)이

자연광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고,

둥근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와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울퉁불퉁한 바위 표면이

소리를 고르게 반사시켜,

마이크나 인공 장치 없이도

최적의 음향을 제공하기 때문에

콘서트 홀로도 자주 활용된다고 합니다.


정말 독특하고 특별한

예배의 장소 같았습니다.


20250910_132424-F-s.jpg 헬싱키 대성당



다음에 방문한 장소는

대성당과 원로원 광장

그리고 근처의 마켓 광장이었습니다.


헬싱키 대성당 (Helsingin tuomiokirkko / Helsinki Cathedral)은

헬싱키의 스카이라인을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라고 합니다.


웅장한 코린트식 기둥과

단순하면서도 조화로운 구조가 특징인

신고전주의 양식의 대표작입니다.

순백색의 외벽과

연한 녹색을 띠는 돔 지붕의 조화가

매우 아름답고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높이 솟은 중앙 돔 주변에는

예수님의 12제자를 상징하는

거대한 아연 조각상들이 장식되어 있으며,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연 조각상 컬렉션 중 하나라고 합니다.


1830년에 착공하여

22년에 걸친 공사 끝에

1852년에 완공되었습니다.

핀란드가 러시아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

지어졌기 때문에,

1917년 독립 전까지는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1세의 수호성인 이름을 따서

'성 니콜라우스 성당(St. Nicholas Church)'으로 불렸습니다.

현재는 핀란드 복음주의 루터교회의

헬싱키 교구 대성당이자

총본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250910_123516-F-s.jpg 원로원 광장


원로원 광장은

헬싱키 대성당 아래에 펼쳐진 넓은 광장으로,

핀란드의 정치, 종교, 학문의 중심을 상징하는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광장 북쪽에는 헬싱키 대성당,

동쪽에는 정부 청사(Council of State),

서쪽에는 헬싱키 대학교 본관과

국립 도서관이 위치해 있어,

핀란드의 국가 기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입니다.


광장과 주변 건물들은 대성당과 마찬가지로

카를 루빙 엥겔이 설계하여

도시 계획의 통일성과 조화가 돋보입니다.

광장 바닥은 약 40만 개의

붉은 화강암 돌판으로 깔려 있습니다.


광장 중앙에는

러시아의 황제였던 알렉산드르 2세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러시아 식민지 시절의 잔재로 볼 수 있으나,

알렉산드르 2세가 핀란드에 자치권을 확대하고

핀란드어를 공식어로 채택하는 등

핀란드인들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철거되지 않고 역사의 상징으로 보존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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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원 광장에 피어 있던 달리아와 우리의 더덕꽃을 닮은 코베아(Cobaea)



원로원 광장과 지척에

마켓 광장(Kauppatori)이 있습니다.

핀란드어로 '카우파토리(Kauppatori)'는

'시장 광장(Market Square)'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헬싱키 도심의 남쪽 항구(South Harbour) 바로 옆,

에스플라나디 공원(Esplanadi Park) 끝에 위치합니다.

야외 노점에서는 계절별 신선한 과일(특히 베리류),

채소, 꽃, 그리고 순록 뿔이나

자작나무를 이용한 핀란드 전통 수공예품과 기념품을 판매합니다.

아내와 나도 마켓에서

채리와 플럼을 조금 사고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러

아이스크림도 사 먹는 여유를 즐겼습니다.


20250910_124556-F-s.jpg 마켓광장의 야채가게



헬싱키에서 들린 마지막 장소는

헬싱키 중앙도서관이었습니다.

처음엔 속으로 '웬 도서관?' 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정말 특별한 곳이었습니다.


헬싱키 중앙 도서관은 오디(Oodi)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단순한 도서관을 넘어

'시민들을 위한 거실(Helsinki's living room)'

또는 '시민 공장'을 표방하는

미래지향적인 공공 문화 공간이라고 합니다.


2018년 핀란드 독립 101주년을 기념하여 개관했습니다.


핀란드의 ALA 건축 사무소(ALA Architects)가 설계했으며,

미래적인 외관과

기능적인 내부 공간이 돋보이는 건물로 유명합니다.

외관은 핀란드산 목재와 유리로 마감된

곡선 형태를 하고 있는데,

앞에서 보면 마치

거대한 배처럼 보였습니다.


20250910_142459-F-s.jpg 도서관 건물의 한 끝에서 바라본 모습



도서관은 핀란드 의회 의사당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어

전통적인 정치권력과

현대적인 시민 공간의

대비를 보여주는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오디는 각 층마다 뚜렷한 기능과 콘셉트를 가지고 설계되었습니다.

1층은 마을 광장(Village Square)의 확장 개념으로

로비, 카페, 레스토랑, 영화관, 전시 공간 등이 있어

만남과 정보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방문객들이 무언가를 구매하지 않아도

환영받는 '무료 비상업 공간'이라는 철학을 실현한다고 합니다.


2층은 창조 및 학습 공간으로

창작자들의 작업장(Workshop) 및 메이커 스페이스 역할을 합니다.

책보다는 장비와 시설에 중점을 둔 공간입니다.

3D 프린터, 레이저 절단기, 재봉틀, 음악 녹음실,

영상 편집실, 스터디룸, 게임룸 등

고가의 장비를 시민들이

무료 또는 저렴하게 이용하며

기술을 배우고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3층은 고요한 독서 공간으로

10만 권 이상의 장서가 보관된 열람실로,

이 공간은 잔잔하고 고요한 분위기에서

독서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책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이 공간의 개방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는

오디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20250910_144150-F-s.jpg 3층의 고요한 독서 공간




도서관의 나선형 계단 벽에는

많은 단어들이 쓰여 있는데,

이 단어들은

'누구를 위해 이 도서관이 있는가?'라는

공공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이 제안한

여러 사람들을 뜻하는 단어들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kaikille = for everyone (모두를 위한)

muukalaisille = for strangers / foreigners (외국인들을 위한)

lapsenmielisille = for those with the heart of a child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valittajille = for complainers (불평하는 사람들을 위한)

noidille = for witches (마녀들을 위한)


이 단어들은 핀란드어 문법상

“-lle” 접미사가 붙어 있어

“~을 위해”, “~에게”라는 뜻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이 계단은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다양한 사람들에게 열려 있다”는

포용과 환대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설치작품 “Dedication(헌정)” 의 일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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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형 계단과 벽면의 단어들


정말 아름다운 건물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와

다양한 기능도 멋진

미래의 도서관을 본 것 같았습니다.


헬싱키에서 본 몇 장소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이었으며,

핀란드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준

멋진 곳이었습니다.


도서관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공항으로 가

덴마크의 코펜하겐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세상은 한 권의 책이고,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단 한 페이지만 읽는다"

- 성 아우구스티누스


"The world is a book,

and those who do not travel

read only one page."

- Saint Augus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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