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떠나는 여행-13

노르웨이, 베르겐-플롬-스케이

by 박용기

여행의 6일째 이른 아침에

코펜하겐을 떠나 항공편으로

다시 노르웨이를 향했습니다.

도착한 곳은 베르겐(Bergen).


노르웨이 남서부에 위치한 베르겐(Bergen)은

노르웨이에서 오슬로 다음으로 큰 제2의 도시이자,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피오르(Fjord) 관광이 시작되는

'피오르의 관문'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웅장한 송네 피오르(Sognefjord)와

하르당게르 피오르(Hardangerfjord) 등

노르웨이 서부 피오르 관광의 주요 거점입니다.


도시 주변을 둘러싼 일곱 개의 산 덕분에

'일곱 산의 도시'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그중 해발 320 m의 플뢰옌산(Mount Fløyen)은

푸니쿨라(케이블카)를 이용해 쉽게 오를 수 있으며,

정상에서는 브뤼겐 지구와

도시 전체의 환상적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어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플뢰옌산 푸니쿨라를 타고 플뢰옌산에 올랐습니다.


플뢰옌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플뢰엔 산 정상에서는

베르겐 시내와와 함께

북유럽 최고의 미항으로 불리는

베르겐의 아름다운 항구와

근처의 알록달록한 집들,

그리고 북유럽의 웅장한 피오르 등의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산에서 내려와

항구 주변의 집들과 상점들을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베르겐은 1070년

올라프 3세 국왕에 의해 건설되었으며,

13세기까지 노르웨이의 수도였습니다.


중세 시대에는 스칸디나비아 최대의 항구이자

무역 중심지였습니다.

특히 14세기경 한자 동맹에 가입하면서

독일 상인들이 이곳에 정착하여

대구 무역을 지배했고,

수백 년 동안 상업적으로 크게 번영했습니다.

19세기까지는 노르웨이 최대 도시였습니다.


한자박물관 외벽. 왼쪽 끝에 독수리와 대구가 그려진 문장이 있다.


항구에 있는 한자박물관(한자 박물관 (Hanseatisk Museum) 외벽에는

그 당시 사용했던 도시의 문장이 그려져 있는데,

한 문장의 왼쪽에는 한자 동맹을 상징하는 독수리와

오른쪽에는 대구를 상징하는 물고기 모양이 새겨진

모습이었습니다.


항구 주변에는

목재 건물들이 많았는데,

베르겐은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큰 화재를 겪었으며,

특히 1702년 대화재 이후

대부분의 건물이 재건되었다고 합니다.


브뤼겐 지역에 있는 목조 건물



노르웨이어로 '부두'를 의미하는

브뤼겐 (Bryggen)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항구를 따라 다채로운 색상의 목조 건물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는

독특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건물들은 한자 동맹 시절

독일 상인들의 사무실이자

주거 공간으로 사용된 곳으로

현재는 박물관, 수공예품 상점,

레스토랑 등이 들어선

활기 넘치는 문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베르겐 지역의 목재 건물들



베르겐은 노르웨이의 국민 음악가인

그리그와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는 도시입니다.

에드바르 그리그(Edvard Grieg, 1843~1907)는

베르겐에서 태어나 베르겐에서 활동하고,

베르겐에 있는 자신의 집 '트롤하우겐'에 묻혔으며,

그의 삶과 음악은

베르겐의 자연과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에드바르 그리그, 사진: 위키백과



노르웨이 민속 선율과 정서를

서양 고전 음악 양식에 접목하여,

국민악파(National Romanticism)의 대표자로 꼽히게 되었습니다.

쇼팽, 슈만 등의 낭만적 감수성을 이어받아

서정적이고 감정적인 선율을 강조했으며,

베토벤이나 바그너 등의 거대한 교향곡보다는

서정 소품, 피아노 곡, 가곡을 중심으로 곡을 만들었습니다.


유명한 작품으로는

피아노 협주곡 a단조, Op.16 (1868)가 있으며,

우리가 잘 아는

페르 귄트 모음곡 (Peer Gynt Suites, Op.46 & 55)이 있습니다.

이 곡은 노르웨이 극작가 입센의 연극

<페르 귄트, Peer Gynt>를 위해 작곡한 연주곡으로

여기서 나온 곡들이 너무 유명해

독립된 모음곡으로도 연주되고 있습니다.

이 중 아침의 분위기(Morning Mood),

산왕의 궁전에서(In the Hall of the Mountain King)와

솔베지의 노래가 많이 알려졌습니다.


솔베지의 노래(Solveig’s Song, Solveigs sang, 노르웨이 발음은 솔베이그)는

페르 귄트 제4막에서 등장하는 노래입니다.

주인공 페르 귄트는 방황과 모험으로 가득 찬 삶을 살며,

결국 고향을 떠나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의 연인 솔베이그(Solveig)는

끝까지 그를 기다리며,

변함없는 사랑과 믿음을 노래합니다.



버거킹의 신메뉴, 100% 노르웨이 닭고기, 매운 고추장 소스와 코울슬로와 함께


베르겐에서 정심을 먹고

노르웨이의 비경들을 보기 위해

플롬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식사를 하던 식당 옆에 있던

버거킹에는 신메뉴인

'Korean' 버거 소개 사진이 크게 붙어 있었습니다.

K-pop 문화가 그곳에서도 뜨겁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베르겐 중앙역과 뮈르달역
뮈르달역에서 프롬 산악열차를 바꿔어 탔다. 프롬 산악열차 내의 우리말 안내 전광판



베르겐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뮈르달(Myrdal)까지 이동하였습니다.

이곳에서 유명한 플룸 열차(Flåmsbana, Flåm Railway)를 타고

플롬까지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가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우리 버스는 다시 우리를 태우고

송네피오르를 건너기 위해

빈차로 플롬까지 가게 됩니다.


플롬 열차(Flåmsbana, Flåm Railway)는

노르웨이 여행에서 꼭 경험해야 할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도 여행'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구간은 노르웨이 서부, 플롬(Flåm)에서

뮈르달(Myrdal)까지 약 20.2 km입니다.

해발 2 m(플롬 피오르)에서 해발 866 m(뮈르달)까지 올라가는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표준궤도 철도의 하나라고 합니다.


1924년에 착공하여 1940년에 완공하여

제2차 세계대전 중 개통된 철도로

베르겐 철도(Bergensbanen)와

송네피오르(Sognefjord)를 연결하기 위한

물자 및 여객 수송용 철도였습니다.


우리는 반대로 고도가 가장 높은 뮈르달에서

가장 낮은 플롬까지 이 기차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비교적 천천히 움직이는 기차의 차창 밖으로

협곡과 강, 폭포와 눈 덮인 산맥

그리고 푸른 계곡 등

노르웨이의 대자연의 절경이 펼쳐지는

약 1 시간 가량의 여행은 아름다웠습니다.

기차 내의 전광판에는

우리가 예약하여 타고 있어

우리말 안내도 나오고 있었습니다.


기차가 효스포센폭포(Kjosfossen) 역에 도착하자

폭포 구경을 위해 5분 정도 멈추게 되었습니다.

웅장한 폭포를 구경하는데

음악 소리와 함께

폭포옆 높은 바위 뒤에서

노르웨이 설화에 등장하는

붉은 옷의 요정인 훌드라(Huldra)가

춤을 추며 나타났습니다.


훌드라는 스칸디나비아 전설 속에 등장하는

숲의 요정 혹은 매혹적인 여인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아름다운 얼굴과

긴 머리카락을 지닌 여성으로 묘사되지만,

뒤쪽에는 소의 꼬리 또는

속이 비어 있는 나무줄기 같은

등이 있다고 전해진다고 합니다.


훌드라는 사람들을 유혹하여

숲으로 끌고 가거나,

혹은 자신과 결혼하게 하여

인간 세상과 연결되기를 바라는 존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TV의 여행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광경을

직접 보게 되어 신기해

열심히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담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해

비를 흠뻑 맞는 바람에

끝부분을 마무리하지도 못하고

부리나케 기차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SFlwwa5QgV4?si=FbBQdRoj90uralt_



플롬역에서 우리를 기다리던 버스에 올라

송네피오르(Songnefjorden) 페리 탑승을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페리에 올라

송네피오르를 건너는 동안

우리는 물 위에 떠오른

환상적인 무지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송네피오르 위에 떠오른 무지개


송네피오를 건너

1시간 20분가량을 달려

스케이(Skei)라는 마을에 도착하여

하루를 머물렀습니다.


스케이는 송네 피오르의 지류 중 하나인

욜스트라달렌(Jølster Valley)에 위치해 있습니다.

피오르와 빙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하며, 주변에 욜스테라(Jølstravatnet) 호수가 있어,

마을은 호수를 따라 자리 잡고 있습니다.

송네피오르 여행 루트에서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비행기, 버스, 기차, 그리고 배까지

육해공 모든 이동 수단을 이용하면서

바쁘게 움직인 하루가

호텔 앞 호수처럼

조용히 저물어갔습니다.


숙소인 Grand Hotel Skei 바로 앞에 있던 욜스테라(Jølstravatnet) 호수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또 겨울이 가면 봄이 오겠죠

그리고 여름이 오고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가겠죠

그러나 언젠가 그대가 돌아오실 거라 굳게 믿고 있어요

전 확실히 알아요

그래서 난 약속대로

그대를 기다릴 겁니다

난 기다릴 거라 약속했어요

- 그리그의 솔베이지의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LLXXdVlGRjk&list=RDLLXXdVlGRjk&start_radi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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