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age of the tulip
봄이 오기 전
봄을 꿈꾸던 꽃
이제
하늘을 향해 날아갈
준비를 한다
시간을 접어 말린 잎
황혼빛으로
곱게 물든다
아름답게 봄을 꿈꾸던 튤립도
시간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황혼빛으로 물들었습니다.
마치 삶의 노쇠와 원숙을 담아내듯
꽃잎의 주름 하나하나가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차곡차곡 접어놓았습니다.
젊음의 찬란함이 사라진 자리에
남겨진 고요한 황혼의 품격.
노년은 쇠락이 아니라
또 다른 멋으로 피어나는
Golden Age.
삶의 깊이가
가장 짙게 드러나는 순간인가 봅니다.
겉 치장을 다 벗어버리고
내면의 본질이 선명이 드러나는 시간.
하나님과 가슴으로 만나는
진실한 시간입니다.
시든 꽃 속에서
젊음의 빛보다 더 은은하고,
더 가슴에 스며드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조지훈의 승무가 떠올랐습니다.
승무(僧舞)/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도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밤사 귀뚜리도 지새는 삼경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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