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5

마른 강아지풀

by 박용기
겨울비-5, 마른 강아지풀

한 해가 저무는 12월


눈 대신 내리는 겨울비 속에서
다소곳이 고개 숙이고
모여있는 강아지풀들.

지난 시간들이 녹아 만들어진
영롱한 보석 하나씩을
매달고 서 있습니다.

지나온 즐거운 나날들을
얼굴 마주보며 되뇌일 수 있는
다정한 친구들 같아 보여
마음 속에 담아왔습니다.

12월의 친구들.
우리 모두 이런 친구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12달의 친구이고 싶다/ 이해인

1월에는 가장 깨끗한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서로를 감싸줄 수 있는
따뜻한 친구이고 싶고

2월에는 조금씩 성숙해지는 우정을
맛볼 수 있는 친구이고 싶고

3월에는 평화스런 하늘빛과 같은
거짓없는 속삭임을 나눌 수 있는
솔직한 친구이고 싶고

4월에는 흔들림 없이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으로 대할 수 있는
변함없는 친구이고 싶고

5월에는 싱그러움과 약동하는 봄의 기운을
우리 서로에게만 전할 수 있는
욕심많은 친구이고 싶고

6월에는 전보다 부지런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한결같은 친구이고 싶고

7월에는 즐거운 바닷가의 추억을
생각하며 마주칠 수 있는
즐거운 친구이고 싶고

8월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힘들어 하는 그들에게
웃는 얼굴로 차가운 물 한잔 줄 수 있는
여유로운 친구이고 싶고

9월에는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고독을 함께 나누는
분위기 있는 친구이고 싶고

10월에는 가을의 풍요로움에 감사할 줄 알고
우리 이외의 사람에게 나누어 줄줄 아는
마음마저 풍요로운 친구이고 싶고

11월에는 첫눈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열중하는
낭만적인 친구이고 싶고

12월에는 지나온 즐거운 나날들을
얼굴 마주보며 되뇌일 수 있는
다정한 친구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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