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을의 끝-2

마지막 잎새

by 박용기
그 가을의 끝-2, 마지막 잎새


가을의 끝자락에서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가을이 떠나가버렸습니다.


아침과 점심때

외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면서

옆을 지나다니는 동네의 작은 공원이 있습니다.


가을이 다 가기 전

꼭 들려 가을을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시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시간을 내어 찾아갔을 때에는

이미 가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떠난 뒤였습니다.


그래도 너무 아쉬워할까 봐

이렇게 마지막 잎새는 남겨놓았습니다.


가을의 끝에서

마지막 단풍잎을 사진에 담으며,

이 아이는 땅으로 떨어지지 말고

그 자리에서 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제나 그곳에서

가을을 만날 수 있도록......




가을의 끝/ 릴케


언제부턴가 나는 모든 것이

변하여 가는 것을 보았다

일어서서 행동하고

죽이고, 서럽게 하는 것들을


바라볼 때마다

정원은 다른 모습이 되어간다

황금빛으로부터 갈색으로

느린 퇴락

길은 정말 멀기도 하였다


지금 나는 텅 빈 곳에 서서

길거리를 내려다본다.

아득히 먼 바다 끝까지

짙은 으스스함으로 드리운 하늘이 보인다


Autumn's end/ Rilke

I have seen for some time
how everything changes.
There is that which arises and acts,
kills and causes grief.

Each time I look at them
the gardens are different—
a slow decay
from gold to brown.
How long for me the way has been.

Now it is empty where I stand
and look down the avenues.
Almost as far as the farthest ocean
I can see the heavy
forbidding sky.


* 원문이 아닌 영어 번역시로부터 제가 다시 번역해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번역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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