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기 Mar 02. 2021

이른 봄-3

무스카리-3

이른 봄-3, 무스카리-3


무스카리의 푸른 종 속을 들여다본 적이 있나요?

봄 냄새나는 종소리가 들려올 것 같은 

무스카리의 작은 종탑


하지만 늘 하늘을 향해

위로만 올라간 종탑 속을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낮은 자세로 꽃 속을 올려다보니

그 속에 또 다른 아름다움이 보입니다. 


마치 바람이 불면 흔들리면서

꽃 봉오리 벽을 두드려

맑고 향기로운 풍경 소리를 낼 것 같은 

수술과 암술이 그 속에 모여있습니다.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보면

때로는 이렇게 전혀 다른 아름다움과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나는 

어떤 모습의 봄을 만날 수 있을지

참 궁금합니다.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박목월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결에는

싱그러운 미나리 냄새가 풍긴다

해외로 나간 친구의

체온이 느껴진다


참으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골목길에는

손만 대면 모든 사업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동 서 남 북으로

틔어있는 골목마다

수국색 공기가 술렁거리고

뜻하기 않게 반가운 친구를

다음 골목에서

만날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약간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어제 오늘

어디서나

분홍빛 발을 아장거리며

내 앞을 걸어가는

비둘기를 만나게 된다


무슨 일을 하고 싶다

엄청나고도 착한 일을 하고 싶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 속에는

끊임없이 종소리가 울려오고

나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난다

희고도 큼직한 날개가

양 겨드랑이에 한 개씩 돋아난다




#이른_봄 #무스카리 #꽃속을_들여다보다 #관점 #종 #풍경 #2021년

매거진의 이전글 이른 봄-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