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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Mar 09. 2021

이른 봄-8

산수유-1

이른 봄-8, 산수유


산수유나무 유치원에
귀여운 햇병아리 아이들이 입학했습니다.

갈색의 겨울눈 속에

노란 꽃다발 하나씩을 품고

터뜨릴 그날을 기다려온 산수유.


유치원에 새로 입학한

아이들처럼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아직 가지에 남아 늙어버린

지난가을의 열매와 잎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의 눈으로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엄마 엄마 이리 와 요것 보셔요
병아리 떼 뿅뿅뿅뿅 놀고 간 뒤에
미나리 파란 싹이 돋아났어요
미나리 파란 싹이 돋아났어요


어릴 때 불렀던 동요 '봄'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노래를 불렀던 아이는 이제

가지에 남아 늙어버린 마른 잎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봄은

아름답게 다가 옵니다.




산수유 /오세영


나무의 혈관에 도는 피가

노오랗다는 것은

이른 봄 피어나는 산수유꽃을 보면 안다.

아직 늦추위로

온 숲에 기승을 부리는 독감,

밤새 열에 시달린 나무는 이 아침

기침을 한다.

콜록 콜록

마른 가지에 번지는 노오란

열꽃,

나무는 생명을 먹지 않는 까닭에 결코

그 피가 붉을 수 없다.




#이른_봄 #산수유 #마른_잎 #마른_열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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