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9, 산수유-2
산수유 나무에 작은 금빛 왕관이 하나씩 열립니다.
겨울 추위를 맨몸으로 버티어내느라
깡마른 체구
거칠어져 벗겨진 피부.
그래도 그 가지 끝에
봄빛이 맺힙니다.
작은 봄빛이 커지고
그 속에서
좁쌀만한 황금색 사리들이 튀어나옵니다.
그리고
그 사리들은 또 작은 왕관이 되어
이른 봄을 장식합니다.
산수유나무를 보고 있으니
참 극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김훈 작가는 <자전거 여행>에서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라고 했던가요?
산수유꽃 필 무렵/ 곽재구
꽃이 피어서
산에 갔지요
구름 밖에
길은 삼십리
그리워서
눈 감으면
산수유꽃
섧게 피는
꽃길 칠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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