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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Mar 09. 2021

이른 봄-9

산수유-2

이른 봄-9, 산수유-2


산수유 나무에 작은 금빛 왕관이 하나씩 열립니다.

겨울 추위를 맨몸으로 버티어내느라

깡마른 체구

거칠어져 벗겨진 피부.


그래도 그 가지 끝에

봄빛이 맺힙니다.


작은 봄빛이 커지고

그 속에서

좁쌀만한 황금색 사리들이 튀어나옵니다.


그리고

그 사리들은 또 작은 왕관이 되어

이른 봄을 장식합니다.


산수유나무를 보고 있으니

참 극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김훈 작가는 <자전거 여행>에서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라고 했던가요?







산수유꽃 필 무렵/ 곽재구  

 

꽃이 피어서

산에 갔지요


구름 밖에

길은 삼십리


그리워서

눈 감으면


산수유꽃

섧게 피는

꽃길 칠십리




#이른_봄 #산수유 #마른_잎 #마른_열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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