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봄이-14

양파

by 박용기
거기 봄이-14, 양파
학교도 못 가고
주일엔 교회도 못 가는 외손녀에게
주일학교에서 과제를 하나 주었습니다.


양파 키우기.


보통 껍질을 벗겨 음식에 넣어 먹는
슈퍼에서 사 온 양파 하나를
겉껍질 벗기고 물이 담긴 병에 올려놓았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거짓말처럼 녹색으로 조그만 새싹이 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나니
너무도 사랑스러운 연녹색의 생명이 쑥쑥 자라납니다.

내가 그동안
이렇게 파릇한 생명들을 먹고 있었음을,
이 생명의 기운이 내 안에서
나를 살게 했음을 새삼 느끼며
자연의 경이로움과 함께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마음으로
이 아이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 놓습니다.




새순이 돋는 자리/ 김종순


새순은
아무 데나
고개 내밀지 않는다.

햇살이 데운 자리
이슬이 닦은 자리

세상에서
가장
맑고 따뜻한 자리만 골라

한 알 진주로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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