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 spring- 7, 노루귀봄이면 아내와 외손녀를 데리고 가는
한적한 작은 야산이 있습니다.
작은 계곡엔
다슬기도 사는 개천도 흐릅니다.
4월 중순
벚꽃이 지고 난 뒤에 가면 산벚꽃이 예쁘게 피는 곳입니다.
집에만 있다 보니
이번엔 3월 말에 가보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너무 빨라
꽃도 거의 없고
더욱이 아내와 외손녀가 좋아하는
취나물은 안보였습니다.
할머니를 따라
쑥을 뜯고 있던 외손녀에게
꽃을 찾아 알려주면 새로운 꽃을 찾을 때마다
100원씩 준다고 했더니
신나서 열심히 찾습니다.
가장 쉽게 보이는 노란 양지꽃,
나무 밑에 핀 빈약한 현호색,
길섶에 핀 제비꽃, 흰제비꽃, 냉이꽃, 꽃다지,
길 한복판에 뻘쭘이 핀 할미꽃,
마른 풀숲에 막 피어난 난쟁이 솜나물까지
내 눈에는 잘 안 보이는 작은 꽃들도 찾아줍니다.
하지만 하나 같이 땡볕에 배경 정리 절대 불가한 장소라
작품 사진으로 담기는 포기.
한참을 신나서 꽃을 찾으며 받을 돈을 계산하더니
할머니를 따라 계곡으로 내려가
개울가에서 나를 부릅니다.
내려가 보니 막 피어나는 봉오리 상태의
산괴불주머니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대박을 찾았습니다.
개울 건너편에서 노루귀 두 송이.
이 꽃은 한 송이에 500원으로 계산하여 도합 1,000원.^^
주위엔 제법 풍성한 현호색도 몇 개체 피어있었습니다.
할머니가 노루귀를 외손녀에게 양도해 주어
외손녀는 2,000원의 용돈을 받게 되어 신났고,
나는 끝물이지만 올해 처음 귀여운
노루귀를 만날 수 있어 신났습니다.
노루귀 꽃/ 김형영
어떻게 여기와 피어 있느냐
산을 지나 들을 지나
이 후미진 골짜기에,
바람도 흔들기엔 너무 작아
햇볕도 내리쬐기엔 너무 연약해
그냥 지나가는
이 후미진 골짜기에,
지친 걸음걸음 멈추어 서서
더는 떠돌지 말라고
내 눈에 놀란 듯 피어난 꽃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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