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기 May 01. 2021

봄빛 발라드-11

가시나무

봄빛 발라드-11, 가시나무


어릴 적 내가 살던 시골엔
탱자나무가 참 많았습니다.


봄이면 흰 꽃이 피고 

꽃이 지면 작은 공 모양의 초록 열매가 열려

가을이 되면 노랗게 익었습니다.


먹을 것이 별로 없던 시절

때로는 이 탱자를 따서 먹어보곤 했는데

그때마다 그 신맛에 진저리를 쳤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가시 많은 이 나무에

피어난 꽃이 이렇게 예쁜 줄 몰랐습니다. 


얼마 전 

아내와 외손녀와 함께 동네 산책을 하다

흰 꽃을 발견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가시가 커다란 탱자나무였습니다. 

이곳에서 30년이 넘게 살아왔지만

그곳에 탱자나무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아름다운 흰꽃이 유혹하지만

커다란 가시가 있어

왠지 가까이 다가가기가 편하지 않은 느낌입니다. 




시인과 촌장의 하덕규가 작사 및 작곡한 노래

<가시나무>가 떠오릅니다. 

1988년 4월 발매된 3집의 타이틀 곡이었습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라는 대목으로 시작되는 노래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면서 

가슴속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후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했으며

특히 2000년에 조성모가 리메이크를 해 

다시 한번 크게 히트하기도 했습니다. 


수도 없이 다니던 길가에

오랜 전부터 자라면서

꽃이 피고 노란 열매도 열렸을 텐데

이 봄에야 새롭게 내 눈에 들어온 

탱자꽃을 보면서,

내가 보는 것과 아는 것의 한계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은가 봅니다........




가시나무/ 하덕규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외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곳 없네


바람만 불면 그 매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곳을 찾아 지쳐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곳 없네




#봄빛_발라드 #탱자나무꽃 #가시나무 #하덕규 #2021년


https://www.youtube.com/watch?v=53CRSg1hkLY



매거진의 이전글 봄빛 발라드-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