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굴레
5월의 햇살에 날개를 펴고
작은 꽃들을 총총히 매달고 서 있는 야생화
얼마 전 금산의 한 야산 자락에서 만난 둥굴레입니다.
얼마 전 어린이날에
요즘 같은 세상에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에 갈 수도 없어
외손녀가 좋아하는 자연 속으로 갔습니다.
나물 뜯기, 꽃구경을 좋아하는 외손녀와 함께
봄이면 아내와 외손녀를 데리고 한 두 번쯤 가보는 곳에
올해에도 갔습니다.
요즈음엔 꽃과 잎을 보기 위해
정원에도 심는 화초가 되었지만
야생에서 만난 이 아이가
훨씬 반가웠습니다.
늘 외손녀가 물어오는 질문은
왜 그런 이름을 가지고 있는지입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잎과 열매가 둥글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라고 합니다.
누구는 또
차와 약재로 쓰는 뿌리가 둥글어서 그렇다고 하기도 합니다.
5월 초의 기분 좋은 햇살 속에 피어
산 바람에 흔들리는 둥굴레 꽃을 사진에 담고 있노라니
맑은 방울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김윤현 시인은
둥굴레처럼
모나지 말고 둥글게 살아가자 말합니다.
둥글레/ 김윤현
살아가는 일에 자꾸만 모가 나는 날은
둥근 얼굴로 다소곳하게 고개 숙인
너에게로 살금살금 다가서고 싶다
더 둥글게 열려있지 못해 우리 사이에
꽃을 피우지 못했던 날을 생각하면
마음은 계곡처럼 깊게 파인다.
잎을 꽃처럼 달고 사랑을 기다려보지만
내게는 바람 부는 날이 더 많았다
아직 내 사랑에는 모가 나있는 날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꽃을 잎처럼 가득 차려 두기 위해서는
내 사랑이 더 둥글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우리 서로 꽃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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