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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May 11. 2021

벌써 5월-4

둥굴레

벌써 5월-4, 둥굴레


5월의 햇살에 날개를 펴고
작은 꽃들을 총총히 매달고 서 있는 야생화


얼마 전 금산의 한 야산 자락에서 만난 둥굴레입니다. 


얼마 전 어린이날에

요즘 같은 세상에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에 갈 수도 없어

외손녀가 좋아하는 자연 속으로 갔습니다.


나물 뜯기, 꽃구경을 좋아하는 외손녀와 함께

봄이면 아내와 외손녀를 데리고 한 두 번쯤 가보는 곳에

올해에도 갔습니다.


요즈음엔 꽃과 잎을 보기 위해 

정원에도 심는 화초가 되었지만

야생에서 만난 이 아이가 

훨씬 반가웠습니다. 


늘 외손녀가 물어오는 질문은

왜 그런 이름을 가지고 있는지입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잎과 열매가 둥글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라고 합니다.

누구는 또 

차와 약재로 쓰는 뿌리가 둥글어서 그렇다고 하기도 합니다.


5월 초의 기분 좋은 햇살 속에 피어

산 바람에 흔들리는 둥굴레 꽃을 사진에 담고 있노라니

맑은 방울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김윤현 시인은

둥굴레처럼

모나지 말고 둥글게 살아가자 말합니다. 





둥글레/ 김윤현


살아가는 일에 자꾸만 모가 나는 날은

둥근 얼굴로 다소곳하게 고개 숙인

너에게로 살금살금 다가서고 싶다

더 둥글게 열려있지 못해 우리 사이에

꽃을 피우지 못했던 날을 생각하면

마음은 계곡처럼 깊게 파인다.

잎을 꽃처럼 달고 사랑을 기다려보지만

내게는 바람 부는 날이 더 많았다

아직 내 사랑에는 모가 나있는 날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꽃을 잎처럼 가득 차려 두기 위해서는

내 사랑이 더 둥글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우리 서로 꽃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벌써_5월 #둥굴레 #외손녀 #어린이날 #금산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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