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낭화
무언가 마음으로 할 이야기가 많은 듯
긴 가지에 작은 가슴들이 총총이 매달려있습니다.
늘 5월이면
금낭화를 사진에 담곤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계절이 좀 빠른 것 같습니다.
어쩌다 만난 금낭화는 모두
전성기를 지나 이제 퇴락의 끝자락에 있었습니다.
할 수 없이 창고를 뒤져
2년 전 사진에 담아 둔 금낭화를 꺼냈습니다.
언제 봐도 참 특별한 모양을 가진 꽃입니다.
작은 하트 모양의 주머니 속에
무언가 할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는 것만 같습니다.
금낭화(錦囊花, bleeding-hearts)는
양귀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꽃 속에 황금빛 꽃가루가 들어 있어
금 주머니꽃이라는 뜻으로
금낭화라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서양에서는 좀 섬뜩한 이름인
bleeding heart으로 불립니다.
하트 모양의 꽃이 붉게 피어
그런 이름을 얻은 것 같습니다.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순종적인 꽃말을 가진 꽃이기도 합니다.
시골집 화단에 피어난 금낭화를 만나지 못하고
이 봄이 지나가 아쉽긴 하지만,
지난해에 사진에 담아 둔 꽃으로
아쉬움을 달래보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