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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May 14. 2021

벌써 5월-7

등꽃

벌써 5월-7, 등꽃


등꽃을 아래에서 올려다본 적이 있나요?


등나무에 피어나는 보랏빛 꽃인 등꽃

언제나 길게 늘어진 꽃만 보았습니다.


늘어진 등꽃 사진을 찍다

갑자기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습니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꽃 모양은

마치 5월의 연록빛 불빛이 환히 켜진

천장의 등 같습니다.


사물을 조금 다른 각도로 보는 일은

늘 새로움을 만나게 해 줍니다.


아래로 아래로 늘어진

등꽃의 겸허함을 배우기 위해

이 봄엔

등꽃 아래 서서

등꽃을 우러러봅니다.




등꽃 아래서/ 이해인


차마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

수줍게 늘어뜨린

연보라빛 꽃타래


혼자서 등꽃 아래 서면

누군가를 위해

꽃등을 밝히고 싶은 마음


나도 이젠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하리


세월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추억의 꽃잎을 모아

또 하나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리


때가 되면 아낌없이

보라빛 보라빛으로

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허함을

배워야 하리




#벌써_5월 #등꽃 #동네공원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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