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019-5, 붉은인동 꽃
조금은 들뜨고
어딘가 어설픈 초봄의 꽃들에 비해
5월에 피어나는 꽃들은
원숙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너무 빨라 서둘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늦어 허덕이지도 않는
알맞은 때에 피어나는 꽃이어서 일까요?
꽃의 여왕 장미가
5월에 피어나는 이유인지도 모릅니다.
붉은 덩굴장미가 가득한 담벼락에서
개성이 뚜렷한 모습과 향으로 피어나는
붉은 인동꽃도
추운 겨울을 꿋꿋이 잘 이겨낸 저력으로
5월을 아름답게 피워냅니다.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이 아름다운 계절도 이제 여름에 밀려가려 합니다.
5월이 가기 전
내 가슴속에도 초록빛을 가득 채워두고 싶습니다.
5월의 시/ 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요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요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올리게 하십시요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둔 기도가
한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요
은총을 향해 깨어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요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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