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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un 09. 2021

비가 내리는 날에는-2

자주달개비

비가 내리는 날에는-2, 자주달개비
자줏빛 신비함으로 피어나는
자주달개비


비가 내리는 날이면

꽃들은 더욱 청초한 모습으로 피어납니다.


오랜만에 비 오는 날 찾아간

토끼 아저씨네 작은 화단의 자주달개비는

여전히 아름답게 피어있었습니다.


비가 내리면

어딘지 모르게 감성적이 되거나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편안한 느낌도 들게 합니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빗소리는 '핑크 소음 (pink noise)'을 만든다고 합니다.

이 소음은 마음을 자극하는 사이렌 소리 같은 것으로부터

진정 효과를 지닌 자연 진정제와 같다고 합니다. 


빗소리는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20 Hz에서 20,000 Hz) 안에 있으면서,

높은 주파수와 낮은 주파수의 소리가 잘 섞여 있어

더 안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더욱이 빗소리는 부드러운 리듬과 

안정적인 카덴스를 가지고 있어

마치 잘 만들어진 자장가를 듣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카덴스란 음악에서 중간이나 마지막 부분에서

끝맺는 느낌이 들도록 2~3개의 화음을 연결한 종지부를 말합니다.


싱그러운 꽃 위에 

부드럽게 떨어지는 빗줄기 소리를 들으며

꽃과 눈을 맞추는 일.

비 오는 날에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며 감성적인 순간입니다.





나는, 풀꽃/ 김귀녀


손바닥만 한 다래나무 잎 뒤에

숨어, 숨어서 핀 달개비


당신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해 온통 푸른빛이라

원만하지 않습니다.


언제 피어서 언제 가지 머물고

언제 가야 하는지

고요로만 흔들릴 뿐, 말이 없는

나는 풀꽃이랍니다


이슬이 차지고

아침저녁 냉기 담돌 때

쪼그려 않는, 나는 풀꽃이랍니다




#비_오는_날에는 #자주달개비 #빗소리 #토끼_아저씨네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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