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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ul 16. 2021

Poetic summer-15

메꽃

Poetic summer-15, 메꽃
우리 동네 작은 산기슭에
가득 피어나고 있는 메꽃이
여름의 시를 아름답게 그려놓고 있습니다.

메꽃은 얼핏 보면

나팔꽃과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보통 나팔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오후가 되면 시들고 맙니다.

하지만 메꽃은 하루 종일 피어있다

저녁이 되어야 오므라들게 됩니다.


다양한 색의 꽃이 있는 나팔꽃과는 달리

메꽃은 엷은 분홍색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초록잎의 경우

메꽃은 좁고 길쭉하지만

나팔꽃은 하트 모양이거나 세 갈래로 갈라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나팔꽃은 한해살이 풀이어서

까만 씨가 떨어져 다음 해에 새 순이 나옵니다.

하지만

메꽃은 씨를 볼 수 없고

땅속뿌리 줄기로 번식을 하는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나팔꽃은 morning glory라는 멋진 영어 이름을 얻었지만

메꽃은 bindweed라는 잡초로 분류된 영어 이름으로 불립니다.


저는 메꽃을 참 좋아하지만

아마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골칫거리의 잡초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유안진 시인은 말합니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신다"라고


이 여름에도

아무도 심지 않고 가꾸지도 않았지만

하나님께서는 메꽃을

참 예쁘게도 가꾸어 놓으셨습니다.





들꽃 언덕에서/ 유안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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