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연못에서-4

궁남지 2019-4

by 박용기
114_4471-s-At the summer pond-4.jpg 여름 연못에서-4, 궁남지 2019-4


이맘때면 어딘가에 꼭 가봐야 할 것 같은 곳이 있습니다.
붉고 흰 연꽃이 가득 피어나는 연못입니다.

하지만 올해엔 다녀올 수 없을 것 같아
2019년의 궁남지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키 큰 연꽃이 가득한 궁남지

다른 쪽 연못에는 키 작은 수련도 핍니다.


수련도 색이 참 다양합니다.

흰색, 붉은색, 분홍색 그리고 이렇게 푸른색까지


연못 가운데 피어나

가까이 다가갈 수 없기에

조금 더 신비롭습니다.


수련(睡蓮, Nymphaea tetragona, water lilies)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잠을 자는 꽃입니다.

오후가 되면 꽃봉오리를 닫고 잠을 잡니다.


꽃말은 ‘결백’, ‘담백’, ‘꿈’, ‘신비’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집트의 국화라고 합니다.


꽃잎과 잎의 모양이 연꽃과 흡사하고

물속에 살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연꽃과 친척은 아닙니다.


연꽃의 학명은 Nelumbo nucifera,

수련의 학명은 Nymphaea tetragona.


연꽃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꽃

수련이 피어나는 여름입니다.


꽃 시인인 김승기 시인은

수련을 통해 우리의 욕심과 위선을 돌아보게 합니다.




수 련/ 김승기


수련이 피었다


터 잡을 곳이 그렇게도 없었던가

수많은 땅을 놔두고,

살아가는 세월만큼

썩어 가는 물 위에 둥둥 떠서

애 태우며 피워내는 선홍빛 웃음

땅 위에서는 결코 피울 수 없는 일인가

더러운 물에서

빛을 내는 순결

세파에 타협하지 않는다는 고집을

과시하고픈 자랑은 아닐까

갈수록 연못은 흐려지는데

진정 아름다운 호수를 만들겠다는 사명감이

사람들 사랑 가로채는 수단은 아니었을까

‘네가 더러워야 내가 더 깨끗해 보인다’고 믿는

털끝만큼이라도 위선은 없었을까


모든 것을 비우며 살겠다는 마음공부

오히려 욕심은 아닌지

뒤돌아보는 여름 한낮

수련이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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