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연못에서-5

궁남지 2019-5

by 박용기
114_4432-s-At the summer pond-5.jpg 여름 연못에서-5, 궁남지 2019-5



이맘때면 어딘가에 꼭 가봐야 할 것 같은 곳이 있습니다.
붉고 흰 연꽃이 가득 피어나는 연못입니다.

하지만 올해엔 다녀올 수 없을 것 같아
2019년의 궁남지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궁남지 수련이 피는 연못에는

노랗고 작은 수련들도 피어있습니다.


비교적 잘 아는 노랑어리연 말고

좀 특이하게 생긴 꽃이 보였습니다.

왜개연꽃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꽃처럼 보이는 노란 넓은 5장의 잎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이라고 합니다.


비슷한 노란 수련이 또 있는데 바로 남개연입니다.

하지만 왜개연꽃과 남개연은 거의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남개연꽃의 주두는 붉은색이고

왜개연의 주두는 보통 노란색이지만

붉은색을 한 왜개연꽃도 있습니다.


그래서 둘을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중앙 부분에 있는

주두의 개수라고 합니다.


왜개연꽃의 주두는 10~20개 이고,

남개연의 주두는 8개입니다


왜개연 학명은 Nuphar pumila (Timm) DC.

영문명은 Least water-lily


사진에 보이는 이 꽃의 주두는

붉은빛이지만 개수가 12개로 왜개연꽃의 범주에 속합니다.

참 복잡합니다.


작지만 아름다운 모습으로 꽃을 피워내는

이 아이 위에

부지런히 꿀을 모으는 벌이 날아듭니다.


가만히 보니

벌들에게는

꿀을 먹으며 편히 쉬어가는

멋진 브런치 카페 같습니다.


왜개연꽃 카페에 여러분들도 초대합니다.




왜개연꽃/ 김승기


조그만 몸뚱이

마른 땅 한 번 밟아보지 못하고

평생을 물속에 살아도

더러워진 물에서는 결코

꽃 피우지 않는다


한여름

반짝 꽃 피우고 말지만,

노랗게 꼿꼿이

작은 점 하나 찍다 보면

마침내는 커다랗게

온 세상 환히 밝힐 수 있다는 것쯤은 안다


그러나 지금은

발 한쪽 담글 수 없는

온통 시커멓게 그을린 연못뿐이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또 어쩌랴

이 몸 빛나기를 바란 적 없고

꽃 피우려고 애써 복달하지 않아도

멈출 수 없는 열정

때만 되면 툭툭 불거지는 것을


미꾸라지 한 마리라도 뛰어놀 수 있는 물이라면

온몸 얼룩이 진다 해도

기꺼이 꽃 피워야 하는 숙명이라는 것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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