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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ul 24. 2021

Poetic summer-22

참골무꽃

Poetic summer-22, 큰골무꽃


혹시 골무라는 물건을 아시나요?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는 수시로

바늘에 실을 꿰어 구멍 난 양말을 꿰매고 계셨습니다.

잘하기 위해 

못쓰게 된 둥근 백열전구를 양말 안에 넣고

꿰매셨던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양말뿐만 아니라

옷들도 찢어지고 헤지면

천을 덧대어 꿰매 주셨습니다. 


그런데 바늘로 꿰맬 때마다

사용하시던 작은 물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골무였습니다.

가죽 조각으로 만들어진 골무를

오른쪽 검지 손가락 끝에 끼우시고

바늘을 밀어 넣을 때 손가락이 다치지 않도록

보호해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얼마 전 동네 숲에서

참골무꽃이라는 들꽃을 만났습니다.

골무와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참골무꽃은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다른 이름으로 큰골무꽃, 민골무꽃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꽃을 따서 손가락에 끼우고

바느질을 한다면

한 땀도 못 뜨고 손가락이 아파

골무로 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너무 얇고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풀꽃 / 이성선


맑은 마음을 풀꽃에 기대면

향기가 트여 올 것 같아

외로운 생각을 그대에게 기대면

이슬이 엉킬 것 같아

마주 앉아 그냥 바라만 본다.

눈 맑은 사람아

마음 맑은 사람아

여기 풀꽃밭에 앉아

한나절이라도 아무 말 말고

풀꽃을 들여다보자.

우리 사랑스런 땅의 숨소릴 듣고

애인같이 작고 부드러운

저 풀꽃의 얼굴 표정

고운 눈시울을 들여다보자.

우리 가슴을 저 영혼의 눈썹에

밟히어 보자.

기뻐서 너무 기뻐

눈물이 날 것이네.

풀꽃아

너의 곁에 오랜 맨발로 살련다.

너의 맑은 얼굴에 볼 비비며

바람에 흔들리며

이 들을 지키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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