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기 Jul 28. 2021

Poetic summer-24

붉은토끼풀 꽃

Poetic summer-24, 붉은토끼풀 꽃


토끼풀꽃은 흰색이 제격이지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가끔씩

이렇게 붉은 토끼풀이

제 마음에 들어옵니다.


흰 토끼풀보다 조금 키도 크고

꽃송이가 마치 시원한 팥빙수처럼 생겨

이 여름에 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집에는

얼마 전 외손녀가 졸라 사 오게 된

작은 애완용 토끼가 있습니다.


이름이 '토토'인데

회색의 아주 작고 귀여운 녀석입니다.

요즘 거실에 있는

철망 울타리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청소하거나 먹이를 주는 내 무릎을

탐사라도 하듯

아주 부드럽고 따뜻하게 간질이는 게

너무 귀엽습니다.


이 꽃이 꼭 그 아기 토끼 '토토'처럼

귀엽게 느껴지네요.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운이지만,

붉은토끼풀의 꽃말은

행복, 약속, 너와 함께, 나를 생각해주오 등이 있습니다.

행복이 행운보다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 토토가 어려

생 풀을 먹지 못하지만

좀 더 크면

마른풀이나 사료와 함께

토끼풀도 주어봐야겠습니다.

토끼풀을 맛있게 먹을

토토를 생각하니

미리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런 것들이 어쩌면

소소한 작은 행복이 아닐까요?




토끼풀꽃/ 양채영


 

유월이면

그녀 손목에 감긴

토끼풀꽃 시계

가지 못하는 머나먼 곳에

기약도 없는

그대 흰 손목


유월이면

어느 풀밭에나 구름처럼 피어 있는

우리들의 하염없는 하늘가

네잎 토끼풀꽃을 찾아

토끼풀꽃 목걸이를

기다리는 가슴에

녹슨 철모 속에

가득히 담아 놓은

하얀 토끼풀꽃


유월 바람에 미친 듯

왼 산천을 떠돌며

수천의 토끼풀꽃 시계를 차고

깃발처럼 펄럭이는

초록빛 치마.




#poetic #summer #붉은토끼풀 #2021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