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가리 꽃
끝날 줄 모르는 무더위가
8월에 들어서도 계속됩니다.
나무들과 풀들도 생기를 잃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하지만 풀숲 속에는 때로
이렇게 귀여운 박주가리 꽃이 피어납니다.
자세히 보면 털이 숭숭
털북숭이지만
기분 좋은 향기와
달콤한 꿀로
가까이 다가오는 벌과 나비를
유혹합니다.
그 향기에 유혹되는 것은
벌과 나비뿐만이 아닙니다.
저도 이 꽃을 만나면
늘 가까이 다가가 코를 대고
향기를 맡습니다.
박주가리 꽃은
이 더운 여름날
뙤약볕에 피어나는
작은 오아시스 같은 꽃입니다.
나에게도 이런
향기가 스며들어
이 여름날
누군가에게 작은 기쁨이라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중년의 가슴에 8월이 오면/ 이채
한 줄기 바람도 없이
걸어가는 나그네가 어디 있으랴
한 방울 눈물도 없이
살아가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여름 소나기처럼
인생에도 소나기가 있고
태풍이 불고 해일이 일듯
삶에도 그런 날이 있겠지만
인생이 짧든 길든
하늘은 다시 푸르고
구름은 아무 일 없이 흘러가는데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여,
무슨 두려움이 있겠는가
물소리에서
흘러간 세월이 느껴지고
바람소리에서
삶의 고뇌가 묻어나는
중년의 가슴에 8월이 오면
녹음처럼 그 깊어감이 아름답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