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 summer-28, 부처꽃
여름이면 주로 물가에 피어나는
부처꽃을 동네 화단에서 만났습니다.
길다란 꽃대가 죽 뻗은 미인들이 많은데,
이 아이는 살짝 웨이브로 매력을 드러냅니다.
음력 7월 15일 백중날에
불교의 승려들이 불전에 제를 올리면서
부처님께 바쳤던 꽃이라 해서
부처꽃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학명은 Lythrum anceps
속명(屬名)인 리스룸(Lythrum)은
‘피’라는 뜻의 그리스어 리트론(lytron)에서 유래했고,
종명 안셉스(anceps)는 양쪽 날개가 있다는 뜻입니다.
즉 ‘피처럼 붉은 꽃을 피우고,
줄기에 양쪽 날개가 펼쳐진 것처럼 보이는 잎이 있는 풀‘이라는 뜻입니다.
꽃이 예뻐 이제는
물가를 떠나 동네 화단까지 오게된 꽃.
하지만 어디인들 어떠리
사람들 가슴 속에
환한 미소 짓게 하면
그게 바로 보시(布施)요 중생 구제의 부처님 마음인 걸.
8월에도 꽃들은 여름 시를 씁니다.
부처꽃/ 김승기
가부좌로 앉은 등신불
지그시 실눈 뜨고 굽어보면
어두운 장마철
축축한 땅
낮고 낮은 곳으로만
한없이 연등불을 밝히는 손
염화미소
간혹 미쳐버리는 밤하늘
천둥이 일면
산과 바다도 중심을 놓치는
무명천지 사바세계
별빛 하나 보이지 않는
자맥질 속에서
뿌리 없이 흔들리며 떠도는
오욕의 살덩이
중생들
그 눈망울만 초롱초롱한
영혼을 위해
소신공양으로 화엄의 불꽃을 피우는
커다랗고 붉은
한 점 햇덩이
해마다 여름이면
그렇게 하늘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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