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 summer-31

박주가리 꽃

by 박용기
Poetic summer-31, 박주가리 꽃


한여름 뙤약볕 속에서도 꽃들을 피워내는 박주가리


작지만 향기로운 꽃입니다.


작은 개미들이 자주 들락거리는

개미 카페이기도 합니다.


박주가리는 새박덩굴이라고도 불립니다.

영어 이름은 milkweeds입니다.

줄기를 자르면 우윳빛의 흰색 유액이 나오는데

아마 그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 흰색의 유액은 독성분이 있습니다.

왕나비나 꼬리명주나비 같은 나비의 애벌레가

박주가리의 잎을 먹고 자라는데,

이 독을 몸에 축적하여

천적인 새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도구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꽃이 지고 나면 꽃보다 훨씬 큰 길쭉한 열매가 열리는데

작은 유주 같기도 하고

조그만 표주박 같기도 한 이 열매의 모습에서

박주가리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합니다.

열매가 익으면 박이 쪼개지는데

그래서 '박쪼가리'가 되었다가

후에 '박주가리'로 변했다는 것입니다.


꽃이 지면 초록색 열매가 열리고

가을에 노랗게 익는데,

겨울이 되면

씨를 매단 하얀 솜털이 가득 들어있는 열매가 벌어져

바람에 씨들이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외손녀는 이 열매를 따서 바람에 씨를 날려 보내는 걸

참 좋아합니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이제 막 피어나는 박주가리 꽃도

한 편의 시가 되는 8월입니다.





8월처럼 살고 싶다네/ 고은영



친구여

메마른 인생에 우울한 사랑도

별 의미 없이 스쳐 지나는 길목

화염 같은 더위 속에 약동하는 푸른 생명체들

나는 초록의 숲을 응시한다네


세상은 온통 초록

이름도 없는 모든 것들이 한껏 푸른 수풀을 이루고

환희에 젖어 떨리는 가슴으로 8월의 정수리에

여름은 생명의 파장으로 흘러가고 있다네

무성한 초록의 파고, 영산홍 줄지어 피었다


친구여

나의 운명이 거지발싸개 같아도

지금은 살고 싶다네

허무를 지향하는 시간도 8월엔

사심 없는 꿈으로 피어 행복하나니

저 하늘과 땡볕에 울어 젖히는 매미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속에 나의 명패는

8월의 초록에서 한없이 펄럭인다네


사랑이 내게 상처가 되어

견고하게 닫아 건 가슴이 절로 풀리고

8월의 신록에 나는 값없이 누리는

순수와 더불어 잔잔한 위안을 얻나니

희망의 울창한 노래들은 거덜난 청춘에

어떤 고통이나 아픔의 사유도

새로운 수혈로 희망을 써 내리고 의미를 더하나니


친구여,

나는 오직 8월처럼 살고 싶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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