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녘 산책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언덕 위 산책길
나무를 향해 걸어가던
아내와 외손녀는 멈추지 않고,
나는 뒤에 멈춰 서서 사진을 찍습니다.
해 질 녘 하늘에 모습을 드러낸 상현달과
그 아래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다시는 볼 수 없는
순간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와
나를 그 자리에 붙들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찍는 일은 이렇게
내 가슴속에
시리도록 아름다운 모습의
문신을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가족과의 거리를 멀어지게도 하기도 합니다
여름날 해 질 녘 산책길에서
나를 멈춰 서게 한 달과 나무와 저녁 하늘 때문에,
그리고 저만치 가고 있는 가족과의 거리 때문에
내 가슴속에는 파도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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