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6

거미줄

by 박용기


여름 아침
거미는 허공에 그물을 칩니다.
어부가 바다에 그물을 던지듯

운이 좋은 날엔

어부의 그물 가득 생선이 잡히지만

때로는

빈 그물만 올라올 때도 있듯이


거미도 그런 삶을 살아갑니다.


그 아침 거미의 그물에는

하루살이 하나 걸리지 않고

아침 이슬만 매달렸습니다.


허공을 향해 그물을 걸어놓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시간


카메라에 담고 싶은 건

그 기다림의 소중한 시간들입니다.




거미줄/ 정호승


산 입에 거미줄을 쳐도

거미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거미줄에 걸린 아침 이슬이

햇살에 맑게 빛날 때다

송이송이 소나기가 매달려 있을 때다


산 입에 거미줄을 쳐도

거미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진실은 알지만 기다리고 있을 때다

진실에도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진실은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고

조용히 조용히 말하고 있을 때다




#진도여행 #아침산책 #거미줄 #기다리는_시간 #해무 #이승방울 #2020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무주의 여름-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