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1

by 박용기
116_1621-s-Winter rain-11.jpg 겨울비-1


곧 봄이 오려나?

포근한 겨울에 내리는 겨울비는

마치 봄비 같은 느낌이 듭니다.


많이 추운 겨울은 아닌데도

겨울은 겨울이라 봄이 기다려지지만,

이 겨울이 가면

그만큼 세월이 흘러간다는 생각을 하니

봄이 조금 천천히 오기를 바라게도 됩니다.


봄비 같은 겨울비를 보며

삶에 대한 상념에 젖어듭니다.

비가 많이 내리는 이 겨울

이형기 시인의 시를 읽습니다.




겨울의 비/이형기



모조리 떨고 나니 온다

겨울의 비.


이젠 낙엽도 질 것이 없는

마른 나뭇가지,

빈 들판엔

남루를 걸친 계절의 신이

혼자 웅크리고 있다.


머지않아 잠들 것이다.

그리고 묻힐 것이다.

그렇게 한 소절을 매듭짓는 의식······

눈이 내릴 걸 생각한다.


눈물을 뿌릴 만도 하지만

눈물이 아닌 겨울의 비.


어제는 오후 내내 바람이 불고

오늘은 이 차가운 인식이

목덜미를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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