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잔상-8

부용화

by 박용기
119_3990-s-Afterimages of summer-8.jpg 여름의 잔상-8, 부용화


더운 여름날 한밭수목원에서 만난
분홍빛 부용화입니다.


부용화는 무궁화와 참 닮은 꽃입니다.

모두 아욱과에 속하는 친척지간이기 때문입니다.

학명도 Hibiscus mutabilis L.로

무궁화의 학명 Hibiscus syriacus와 유사합니다.


하지만 잎이 많이 다릅니다.

무궁화 잎은 폭이 좁고 작으며

잎 중간쯤부터 톱니처럼 세 개로 갈라집니다.

하지만 부용 잎은 크고 부드럽게 생겼습니다.


부용화가 무궁화에 비해

대체로 꽃이 더 크고 화려한 편입니다.

안쪽에 있는 꽃술도

부용화가 정교한 편입니다.


부용(芙蓉)의 한자는 모두 연꽃을 의미합니다.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는 뜻으로

목부용(木芙蓉)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부용화를 노래한 시를 찾아보니
의외로 시가 없습니다.


한참을 찾다 보니

조선 중기의 시인이며 화가였던

허난설헌의 한시 한편이 있습니다.


꿈속에서 두 선녀를 만나

시를 지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시를 지었다고 합니다.

허난설헌은 뛰어난 글재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우한 인생을 살다가

이 시에 나오는 부용꽃처럼

안타깝게도 27세에 요절하였습니다.


이제

참 고운 꽃 부용화를 보게 되면

여름의 잔상과 함께

허난설헌의 이 시가 생각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몽유광상산시서(夢遊廣桑山詩序) / 허난설헌 (1563~1589)


푸른 바닷물이 구슬 바다에 스며들고

푸른 난새는 채색 난새에게 기대었구나.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가 붉게 떨어지니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해라.


碧海浸瑤海(벽해침요해)

靑鸞倚彩鸞(청난의채난)

芙蓉三九朶(부용삼구타)

紅墮月霜寒(홍타월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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