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을 걷다
숲가에서 하얗게 밝은 미소로 나를 부르는
무언가를 발견하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사위질빵 꽃입니다.
아직 여름이 다 가지 못하고
구절초도 아직 피어나지 않은
가을이 시작되는 즈음에
이 아이를 만난 건 행운 같은 느낌이 듭니다.
줄기가 연하고 잘 끊어져서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예부터 사위가 오면 씨암탉 잡는다고 하는데,
옛 풍습 가운데에는 추수 때,
사위를 불러다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귀한 사위가 힘들까 봐
장모가 다른 일꾼들 몰래
사위가 짊어진 짐을 덜어 내곤 했는데,
그걸 본 사람들이
그렇게 가벼운 짐이면
잘 끊어지고 연약한 덩굴인 사위질빵으로
지게 질빵을 만들어도 안 끊어지겠다며
사위를 놀렸다고 합니다.
그런 연고로 이 덩굴은
사위질빵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흰꽃 잎 속에 연노랑빛이 감도는 작지만 화려한 꽃
사위질방 꽃으로 가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구월/ 박정순
댓바람에 실려온 목소리 있어
내 앞에서 아기작거리는 여름
떠밀고
싸리문 황망히 밀어 젖혔지
무성한 풀벌레 소리
바람 소리만 귓가를 스칠 뿐
보이는 것은
푸르른 녹음과
휘적휘적 사라지는 여름의 뒷모습
그 무슨 인연의 끈으로 만나
그리움 한 줌 남기고
아픔 한아름 허공에 흩날린
보이지 않는 너의 모습
그리다
문득, 잠에서 깨어나
여름을 보내며 후회하네
여름도 가는 여름날
바람소리
풀잎소리로
엷은 투명옷 입고 날 부른다
#가을의_시작 #9월 #사위질빵_꽃 #201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