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의 스케치북-3, 배초향과 흰나비
박각시나방과의 싸움에 번번이 진 후
뒤 돌아보니 이 아이가 보였습니다.
박각시나방이
좀 천방지축 모델이라면
흰나비는
점잖고 우아한 모델입니다.
배초향 꽃과 꽃 사이를
우아한 날갯짓으로 천천히 날아가 앉아
여유 있게 꿀을 먹는 배추흰나비가 아니었으면
이날의 게임은 완전히 망친 게임이 될 뻔했습니다.
삶은 늘 이렇게 희비가 교차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헬렌 켈러의 명언 중에도 비슷한 말이 있죠.
행복의 한쪽 문이 닫힐 때, 다른 한쪽 문은 열린다.
하지만 우리는 그 닫힌 문만 오래 바라보느라
우리에게 열린 다른 문은 못 보곤 한다.
- 헬렌 켈러
When one door of happiness closes, another one opens;
but often we look so long at the closed door
that we do not see the one which has opened for us.
- Helen Keller
배초향(排草香)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허브식물입니다.
독특하고 강한 향이 나는 우리 토종 식물입니다.
어릴 때 시골에서는 방아잎이라고 불렀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방아잎으로
향긋한 부침개를 만들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배초향은 한자로
밀칠 ‘排‘(배), 풀 ’草‘(초). 향기 ’香‘(향) 자를 씁니다.
즉 좋고 강한 향기가
나쁜 냄새를 밀어내는 풀이란 뜻입니다.
실제로 남쪽 지방에서는
배초향을 육류요리나 생선 매운탕 등에 사용합니다.
시월/ 목필균
파랗게 날 선 하늘에
삶아 빨은 이부자리 홑청
하얗게 펼쳐 널면
허물 많은 내 어깨
밤마다 덮어주던 온기가
눈부시다
다 비워진 저 넓은 가슴에
얼룩진 마음도
거울처럼 닦아보는
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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