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의 스케치북-4, 배초향과 흰나비
꽃에서 꿀을 먹던 나비는
홀연히 꽃을 떠나 하늘로 날아갔습니다.
사진에 담고 보니
마치 나비의 영혼이 떠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이제 머지않아 이 꽃도 지고
이런 모습들을 볼 수 없게 되겠지요?
10월은 그렇게
비움과 상실을 준비해야 하는 계절인가 봅니다.
오래전
젊은 시절에 좋아했던
김정호라는 가수가 부른
'하얀 나비'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그는 33세의 젊은 나이로
하얀 나비처럼 홀연히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2절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음~~ 어디로 갔을까
길 잃은 나그네는
음~~ 어디로 갈까요
님 찾는 하얀 나비
꽃잎은 시들어요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걸
서러워 말아요
그렇게 지지만
디시 피어나는 꽃이 있어
나비도 다시 찾아 오겠죠.
나비의 문장 - 안도현
오전 10시 25분쯤 찾아오는 배추흰나비가 있다
마당가에 마주선 석류나무와 화살나무 사이를 수차례 통과하며
간절하게 무슨 문장을 쓰는 것 같다
필시 말로는 안 되고 글로 적어야 하는 서러운 곡절이 있을 것 같다
배추흰나비는 한 30분쯤 머물다가 울타리 너머 사라진다
배추흰나비가 날아다니던 허공을 끊어지지 않도록 감아보니
투명한 실이 한 타래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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