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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22. 2021

깊은 가을에 2021-1

단풍나무

깊은 가을에 2021-1, 단풍나무


가을이 깊어갑니다.

꽃들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대신 가을 나무잎들이

꽃보다 아름다워집니다.


가을빛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역시 단풍나무.


가을비가 내리는 날

오랫만에 연구소에 들러

나만의 가을 명소를 찾았습니다.


가을비에 젖어

더 아름다운 가을빛으로 물든

연못 입구의 단풍나무가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빨간색 단풍이 정열적이고 화려하다면

황금빛으로 빛나는 단풍은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여름의 초록 잎들이

가을에 보여주는 이 변신은

창조주의 위대한 가을 그림입니다.




가을/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뭇잎이 떨어진다
멀리에서 떨어지는 듯
하늘나라 먼 정원이 시든 것처럼
천천히 머뭇거리며 떨어진다
 
그리고 밤이 되면 무거운 지구도
온 별들로부터 정적 속에 떨어진다
 
우리도 모두 떨어진다

여기 내 손도 떨어진다
보라. 다른 것들을. 모두가 떨어진다
 
하지만 
이 떨어짐을 한없이 부드럽게

그의 손으로 받아내는 어느 한 분이 있다


Autumn

Rainer Maria Rilke, 1875 - 1926


The leaves fall, fall as from far,

Like distant gardens withered in the heavens;

They fall with slow and lingering descent.


And in the nights the heavy Earth, too, falls

From out the stars into the Solitude.


Thus all doth fall. This hand of mine must fall

And lo! the other one:—it is the law.


But there is one who holds this falling

Infinitely softly in His hands.




#늦가을 #단풍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라이너_마리마_릴케 #2021년_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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