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와 가을 하늘
가을 나무를 보려고
올려다본 그 위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노랗게 물든
팽나무 잎을 붙들고 있는 가지는
어느새 늦가을 내 모습을 닮아있는데,
가지 끝에 달린
작은 열매는 어린날의 기억들로
나를 초대합니다.
어릴 때 시골에서
대나무 통으로 만든 총에
팽나무 열매를 총알로 넣고
압축시켜 총알을 발사하며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총알인 팽이 열리는 나무’라 해서
‘팽나무’라 한다고도 합니다.
가을은
여름 동안 희미해지고 혼탁해졌던 색들이
맑고 투명해지는 계절입니다.
우리의 생각도
파란 가을 하늘처럼
맑고 투명해지면 좋겠습니다.
가을하늘/ 정연복
오늘 하늘은
거대한 연파랑 도화지
솜사탕 모양의 구름들
함께 어우러져
그대로 한 폭의
평화로운 그림이다.
푸른 하늘
따스한 햇살 아래
나무들의 가벼운 춤도
참 보기 좋다.
오늘 하루만큼은 세상살이
깨알 같은 근심걱정 다 잊고
가슴 가득히 넓은
하늘 하나 펼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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