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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19. 2021

The autumn red 2021-4

산수유 열매

The autumn red 2021-4, 산수유 열매


가을이 깊어가면서
한밭수목원의 산수유 열매가 붉게 익었습니다.


붉은 산수유 열매가

성탄절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반짝입니다.


그런데

성탄절 장식은 왜 

붉은색과 초록색이 주류를 이룰까요?


오래전부터 고대 켈트족들은 

겨울철에 빨간 열매가 달린 초록의 호랑가시나무(holly)가

아름다움과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어릴 때 많이 보았던

크리스마스 카드에는 

빨간 열매가 달리고 

초록의 가시가 있는 각진 잎이 그려진 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가 바로 호랑가시나무, holly입니다. 


그래서 겨울철이면 새해에 행운이 가득하라고

호랑가시나무로 집을 장식했다고 합니다. 

이런 전통으로 서양에서 크리스마스철이면 

초록과 빨간색 장식을 하는 전통이 생겼다고 합니다. 


한편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은 

또 다른 종교적인 연관성을 말하기도 합니다. 

붉은 호랑가시나무 열매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보혈의 피를 상징하고,

가시가 있는 초록 나뭇잎은 

예수님이 쓰신 가시관을 의미한다고. 


이런 전통과 함께 

또 다른 이유를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코카 콜라 회사 때문입니다. 

1931년 잡지에 실린 콜라 광고에

코카콜라 상표의 색인 붉은 옷을 입고 

흰 수염을 기른 익살스러운 산타가 

초록색 테두리가 두껍게 쳐진 

잡지 광고에 등장하게 되면서

붉은색과 초록이 크리스마스의 새로운 이미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11월 28일이 되면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절이 시작됩니다. 

붉은 산수유 열매가

마치 성탄절을 기다리는 

맑은 눈의 아이들처럼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성탄제/ 김종길


어두운 방 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藥)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山茱萸) 열매 ―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늘한 옷자락에

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 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聖誕祭)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 것이란 거의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聖誕祭)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것은,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山茱萸)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血液)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가을 #red #산수유열매 #성탄절 #한밭수목원 #2021년_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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