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눈 대신 겨울비가 내려
잎 진 단풍나무 가지에
빗방울이 매달렸습니다.
잎은 떨구었지만,
아직은 열매를 가득 매달고
모든 걸 내려놓지 못한 나무에게
어쩌면 겨울비는
내려놓는 방법을 일러주려는지도 모릅니다.
나무 가지를 투명하게 정화시킨 빗방울은
조금 지나면 미련 없이 밑으로 떨어져
땅 속에 스며들고 맙니다.
그 안에 담겨있는
작은 세상도 함께
사라지고 맙니다.
짧지만 멋진 삶을 살다 가는
성자 같은 빗방울 위에
하늘의 후광이 비칩니다.
겨울비 /박남준
먼 바람을 타고 너는 내린다
너 지나온 이 나라 서러운 산천
눈 되지 못하고 눈 되지 않고
차마 그 그리움 어쩌지 못하고
감추지 못하고 뚝뚝
내 눈앞에 다가와 떨구는 맑은 눈물
겨울비,우는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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