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국-1
꽃이 없는 겨울 정원에서
여전히 꽃으로 남아있는
겨울 산수국
가을이 그대로 박재된 듯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산수국을 만났습니다.
비록
전성기의 화려함이나
싱그러움은 떠나갔지만,
오히려 더 깊어진
우아한 기품이
멋지게 느껴집니다.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한
넓은 가짜 꽃들은
이제 찬 겨울바람을 막아주는
바람막이가 되었습니다.
곧고 바르게 잘 살아와
아직도 가족의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는
한 노년의 모습을 보는 듯
가슴에 다가옵니다.
저렇게 우아한 모습으로 살다
어느 봄날
새 순 돋아 나올 때
미련 없이 꺾이어
하늘나라로 떠나갈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합니다.
겨울 산수국/ 박종영
오묘한 기품,
제 얼굴을 그림자로 빛내는 유혹의 손길,
즐거운 웃음으로 차가운 날을
훈훈하게 데우는 겨울 산수국,
이제 너로 하여
임은 어김없이 찾아와 지난밤의
그리움을 베풀 것이고,
허당의 시간을 놓치고 싶을 때
궂은 세월 감추려는 우리,
빗살 치는 가여운 그림자 속의
네, 자글자글한 꽃잎에서 바람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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