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기 Oct 16. 2020

나를 붙잡는 순간들-17

코스모스-1

나를 붙잡는 순간들-17, 코스모스-1


초가을에 떠오르는 말들을 생각해 봅니다.

약간 시린 듯 서늘한 아침 공기,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

높고 파란 가을 하늘,

풀숲에 피어난 구절초와 쑥부쟁이.


그리고 길가에 피어난 코스모스


하지만

이 가을엔 코스모스 가득 핀 들판에도

못 나가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담아두었던

고운 코스모스 사진 한 장을 꺼내봅니다.


국화 전시회가 열린 공원에 갔다가

연못가에 피어있던 이 코스모스가 나를 붙잡는 바람에

한참을 그곳에  머물러 있던 기억이 납니다.


원래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 생기기도 하고

그래서 그 일에 붙잡혀

인생의 방향이 바뀌기도 하는 게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해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전혀 생각하지도 않은 방향으로

삶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삶의 한 모습이겠지요.


맑고 아름다운 가을 코스모스를 보며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이

저렇게 밝고 좋은 방향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가을의 추억을 소황하는 요술봉, 코스모스 

아름다운 별들이 피어나는 들판으로

오늘도 마음은 달려갑니다. 




코스모스 / 안희선
 
 
다소곳한 얼굴
속눈썹 드리운 가슴은
오래 전에 일렁이는,
그리움
 
숨쉬는 공기마저,
향기가 된다
 
청초한 여인의
갸름한 목덜미를 타고,
한 송이 꽃이 된다
 
옷섶에 묻어있는 햇살마다
환한 사랑이 되어,
알알이 익어가는
어여쁜 가을이 된다



#나를_붙잡는_순간들 #코스모스 #분홍꽃 #유림공원 #2019년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붙잡는 순간들-16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