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봄-3

매화

by 박용기
120_7780-87-st-s-It's spring-3.jpg 이제 봄-3, 매화


드디어 매화가 피었습니다.


멀리 남쪽에서 들려오던 봄소식에

혹시 우리 동네 매화는 어떤지 보러 갔지만

얼마 전까지 입 다물고 있던 매화.


드디어 꽃 봉오리를 열고

우리 동네에도 봄의 향기를 전합니다.


어린아이의 쥐고 있는 손처럼

곱고 귀여운 꽃봉오리 속에

저리도 아름다운 자태의 꽃송이와

은은하지만 기분 좋은 향기를 품고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 봄이 주는 생명의 아름다움과 고귀함이

아직도 힘겹게만 느껴지는

코로나-19의 우울함을

말끔히 씯어내리면 좋겠습니다.


이제 봄이 가까이 와 있습니다.






매화 앞에서 / 이해인


보이지 않기에

더욱 깊은

땅속 어둠

뿌리에서줄기와 가지

꽃잎에 이르기까지

먼 길을 걸어온

어여쁜 봄이

마침내 여기 앉아 있네

뼛속 깊이 춥다고 신음하며

죽어가는 이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하던

희디흰 봄 햇살도

꽃잎 속에 접혀 있네

해마다

첫사랑의 애틋함으로

제일 먼저 매화끝에

피어나는 나의 봄

눈 속에 묻어두었던

이별의 슬픔도

문득 새가 되어 날아오네

꽃나무 앞에 서면

갈 곳 없는 바람도

따스하여라

살아갈수록 겨울은 길고

봄이 짧더라도 열심히 살 거란다

그래, 알고 있어

편하게만 살 순 없지

매화도 내게 그렇게 말했단다'

눈이 맑은 소꿉동무에게

오늘은 향기 나는 편지를 쓸까

매화는 기어이

보드라운 꽃술처럼 숨겨두려던

눈물 한 방울 내 가슴에 떨어뜨리네




#이제_봄 #매화 #우리_동네 #향기 #2022년_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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