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에-24

산괴불주머니

by 박용기
이 봄에-24, 산괴불주머니


현호색이 피는 작은 계곡 물가에는
노랗게 피어나는 키 큰 들꽃도 피었습니다.


깊은 산에만 사는 귀한 꽃은 아니지만

이른 봄 야산이나 시골 냇가에

많이 피어나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꽃입니다.


괴불주머니는

오색의 비단 헝겊을 이용하여

여러 모양의 수를 놓아 만든

노리개를 말합니다.

꽃 모양이 주머니를 닮아

그런 이름이 붙여졌나 봅니다.


현호색과라 꽃 모양이 현호색을 닮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양을 하고 있는 꽃들은

모두 유독성 식물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별로 꽃들이 없는 야산 길에서 만난

노랗게 피어난 산괴불주머니는

참 반가운 친구입니다.




산괴불주머니/ 김승기


목을 길게 자루 달린 주머니 둘러메고
바람으로 산다

날마다 하늘 바라보는 일
햇살 주워 담고
별빛 내려 담고
물소리 새소리 꼭꼭 눌러 담고

그리하여 항아리 술 익듯 터지는 소리들을
산새가 날아와 쪼아 가고
다람쥐가 달려와 집어 가고
토끼와 노루가 뛰어와서 물어 가는

절로 채우며 비우며
샛노랗게 젖고 마르는 주머니 목숨
달과 별이 뜨고
해가 뜨고

채우지 않아도 가득 차는 주머니 안의 세상
너무 넓고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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