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무구안(居無求安) 적을수록 아름답다

by 마리아

거무구안(居無求安) - 거처함에 있어 안락함을 구하지 않는다.


이 짧은 한문 문장은, 오랜 세월 동양의 고전 속에서 묵묵히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편안함을 추구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편안함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의 본질은 안락함의 축적이 아니라, 그 너머의 어떤 '도(道)'에 있음을 말하는 문장이다.


요즘말로 하자면, 그것은 미니멀 라이프와 닿아 있다. 더 적게 가지며, 더 깊이 있게 살아가려는 삶의 방식.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냄으로써 오히려 삶의 중심에 다가가는 길.


집의 크기나 가구의 개수가 아니라,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남기느냐에 따라 삶의 품격이 달라진다는 철학.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지나친 소비, 과잉된 정보, 끝없는 경쟁, 끝없는 비교.


자본주의와 산업화는 분명 우리에게 풍요를 주었지만, 동시에 삶의 기준을 점점 더 '외부적 성공' 에만 맞추도록 훈련시켜 왔다. 결국 인간의 삶은 점점 더 형이하학적이고, 효율 중심적이며, 물질화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점에서 나는 "적을수록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라는 책을 떠올린다. 경제학자 E.F. 슈마허는 이 책에서, 인간의 삶은 "더 크고 더 많은" 것이 아니라,

"더 작고 더 단순한 것" 속에서 오히려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기술도, 삶도, 인간사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나는 문득 생각했다.


"이것은 동양사상에서는 이미 '거무구안'이라는 말로 먼저 전해진 것은 아닐까?"


편안함을 지나치게 구하지 않는 삶.

물질적 풍요보다는 정신의 평온을 추구하는 삶.

그것이 미니멀 라이프의 본래적 뿌리이며, 인간다운 삶의 복원일지 모른다.


작지만 깊은 삶, 덜 가지되 더 충만한 삶.

'덜어냄으로써 본질에 다가가는 지혜'

그것이야말로 지금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동양의 말이며 지혜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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