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마지막, 아프리카 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응공 힐스에 한 남자가 묻힌다. 그의 이름은 데니스 핀치 해튼. 얼마 후, 사람들은 그의 무덤 위에 사자들이 올라와 석양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야생의 제왕이 한 인간의 안식처를 제 집처럼 드나드는 이 숭고한 장면 앞에서, 우리는 그의 죽음이 소멸이 아닌 장엄한 ‘귀환’이었음을 직감하게 된다. 그는 마침내 그가 사랑했던 대자연의 일부가 된 것이다.
데니스는 처음부터 문명보다는 자연에 가까운 영혼이었다. 결혼이라는 제도, 정착이라는 울타리를 거부하며 바람처럼 아프리카를 떠돌던 그는 한 사람의 연인이기 이전에,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 그 자체였다. 카렌이 그를 온전히 소유할 수 없었던 것은, 한 인간이 광활한 초원이나 밤하늘의 별을 소유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그는 하늘을 나는 비행기처럼 땅의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그의 마지막 순간 역시 그 자유의 정점에서 이루어졌다. 문명의 이기인 비행기는 추락했지만, 그의 영혼은 마침내 대지의 품으로 돌아갔다. 사자들이 찾아오던 그의 무덤은, 자연이 자신의 아들을 기꺼이 받아들였음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증표다.
그러나 스크린 속 아프리카의 광활한 풍경에서 눈을 돌려 우리의 삶을 바라볼 때, 우리는 깊은 슬픔과 마주한다. 우리에게 자연은 삶의 터전이 아니라 주말에 시간을 내어 방문해야 하는 관광지이며, 자유는 달콤한 꿈이지만 ‘불안’이라는 대가를 요구하는 위험한 선택지다. 우리는 왜 데니스처럼 살지 못하는가?
현대 사회는 우리를 견고한 시스템이라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려놓는다. 정해진 교육을 받고, 안정적인 직업을 구해, 도시의 아파트와 끝없는 소음 속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자연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는 대신 스마트폰의 알림으로 세상을 접하고, 흙의 감촉을 기억하기보다 키보드의 감각에 더 익숙하다. ‘안정’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스스로를 네모난 공간과 정해진 시간 속에 가두고, 그 대가로 자유와 야생의 감각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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